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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연휴에 흘린 ‘천금의 구슬땀’

아프리카 등 오지 누비며 진료봉사
난이도 높은 구강외과 수술 진행도


김병태 원장(대인치과의원)은 지난 9월 28일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홍콩을 경유해 14시간 걸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볼레공항에 내렸다. 다시 김 원장은 에티오피아에서 비행기를 타고 탄자니아 킬리만자로공항으로, 여기서 다시 아루사 숙소까지 도착하는 데 총 20시간이 걸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루사에서 카라투 선교지까지 3시간, 카라투에서 엔둘렌까지 비포장 도로 3시간을 달려 엔둘렌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이동 시간만 약 40시간 이상. 황금연휴에 여행 대신 고행(苦行)을 택한 이유는 뭘까?



# 아픈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

황금연휴에도 지구촌을 대상으로 한 치과의사들의 선행이 이어졌다. 선교 등 종교적인 이유도 있지만 순수하게 개인 활동으로 한 봉사도 눈에 띄었다. 연휴를 봉사와 맞바꾼 치과의사들은 입을 모아 “몸은 고됐지만, 보람의 크기는 매우 컸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김병태 원장 외에도 많은 치과의사들이 아프리카, 아시아의 오지를 누비면서 사랑이 어린 인술을 베풀었다.

김병태 원장은 선교단체와 함께 탄자니아 카라투 엔둘렌초등학교에서 진료봉사를 진행, 약 170여 명의 현지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랑니발치, 유치발치, 충치치료 등의 진료를 제공했다. 치과의료기관은 커녕 치과의사를 처음 본 마을 사람들은 앞다퉈 김병태 원장에게 몰려들었고, 김 원장은 아동 140명, 성인 30명 등을 혼자서 진료하는 ‘괴력’을 보였다.

“이 마을이 생긴 이래 치과의사가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요. 말하자면 이 사람들은 태어나서 처음 치과 치료를 받아 본 거지요. 그동안 많은 봉사진료를 다녔지만 이번만큼 가져 간 약품들을 알뜰하고 적재적소에 쓴 적은 처음인 것 같아요. 남다른 보람을 느꼈어요.”



라파치과의료선교단을 이끌고 있는 이형순 원장(이웃사랑치과의원)도 휴가기간(10/2~11) 네팔로 향했다. 96년도에 창립돼 매년 해외 봉사를 진행하는 선교단은 이번에는 카트만두에서도 250km이상 떨어진 산속 오지인 바글룽으로 향했다. 치과의사, 기공사 등 29명으로 구성된 선교단은 바글룽에서 약 400여명의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구순구개열 수술, 크라운, 브릿지, 틀니 등 고가의 진료를 진행했다.

카트만두 공항에 내려 약 250km의 비포장 길을 12시간 이상 달려 현지에 도착하는 강행군이었다. 봉사단에는 이지호 아산병원 교수와 김항진 원장(사랑이아프니치과의원)도 참가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난이도 높은 구강악안면외과적 수술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형순 원장은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우리 단체는 그 목적에 따라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웃들을 구제하기 위한 진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지로 이동하는 데에만 이틀 이상 걸릴 정도로 몸은 힘들었지만, 치과혜택의 사각 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에 진료봉사와 주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왔다는 사실에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충주에서 개원하는 이동렬 원장(이치과의원) 역시 황금연휴의 종착지를 아프리카로 잡고, 여행과 재능기부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 원장은 부인과 함께 나미비아를 찾아 현지인 약 100여명을 대상으로 구강검진 및 구강위생교육을 진행하고, 치약 등 구강용품을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