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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얼굴

Relay Essay 제2263번째

SRT를 타고 내려가는 오늘의 나의 목적지는 광주송정역이다.

주변 지인들 부모님들의 부고 소식에 장례식장에 가는 날이 많아지면서 문득 나의 부모님의 연세가 생각되었다. 팔순을 바라보시는 부모님! 급한 마음이 생겼고, 언제 내 곁을 떠나실 지 모르는 부모님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었다. 그래서 한가지 다짐한 건 아무리 바쁘더라도 가급적 한 달에 한번씩은 얼굴 뵈러 가자는 것이었다.

 가끔 오프를 내어 아침에 가서 얼굴 뵈면서 점심을 같이 먹고 저녁에 올라오는 하루 일정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이젠 많이 익숙해졌고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배우기 시작한 게 카메라이다.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현재 가장 젊으신 부모님의 얼굴을 담아놔야지’ 하는 생각에.

 두 분이 사시는 동네는 장성. KTX가 장성역에 정차할 때는 참 좋았는데. 아쉽긴 하지만 요즘은 SRT 수서역에서 출발하여 광주송정역으로 간다. 택시를 타고 점심 먹을 장소로 가서 함께 즐겁게 식사한다. 그리고 주변 커피숍에서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는 캬라멜 마키아토를 시켜 드린다. 그러면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세월과 삶이 담긴 부모님의 얼굴. 54년을 함께 살아오신 세월로 인해 서로를 향해 한없는 신뢰를 보내시는 두 분의 모습을 렌즈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건 나의 행복이기도 하리라.

예전엔 아버지의 말씀에 토를 못 달았다. 어찌나 조리 있게 옳으신 말씀만 하시는지! 내 마음 속에선 할 말이 많았지만, 그냥 그저 마음 속의 울림뿐 밖으로 내뱉지 못했던 나의 말들이, 요즘은 밖으로 튀어나온다.



 지난 주에도 얼굴 뵈러 내려가서 분위기 좋은 커피숍에 앉아서 2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었다.

“아빠, 엄마, 그렇게 생각하시면 안되구요…. 그리고 연세가 드실 수록 혀 힘이 많이 약해져서 삼키기가 어려울 수 있으니까 미리 목 주변을 맛사지 많이 해 주세요. 혀 근육의 힘을 키우기 위해 혀 운동도 해 주셔야 해요.” “역시, 치과의사 딸이니까 다르긴 다르다!”라시며 즐거워하고 경청하시는 부모님을 뵈니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씹는 즐거움은 빼앗길 수 없는 행복 중의 하나이기에, 씹을 때의 자극이 뇌혈류량을 증가시키고 치매예방에 좋다는 사실을 알려드린다. 그리고 잘 삼키기 위해선 혀 주변 근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드리는 것도 나의 보람 중의 하나이다.

 부모님의 삶을 생각하면 그저 감사할 뿐이다. 어찌나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보여주셨던지!

그 모습을 보며 자란 나에겐 나도 모르게 심겨진 DNA가 있지 않을까? 성실하고 열심히, 정직하게, 욕심내지 않으면서 주변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셨고,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는 것을 생활로 보여주신 나의 사랑하는 부모님! 정말 존경하고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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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