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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스(Sisyphus)의 하루

시론

그리스 신화에 바람의 신인 아이올로스와 그리스인의 시조인 헬렌 사이에서 태어난 시지프스 이야기가 나온다. 호머에 의하면 시지프스는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신들을 우습게 여기고 꼼수와 잔머리를 굴리다가 신들의 미움을 받아 기슭에 있는 큰 바위가 꼭대기에 항상 있게 하라는 형벌을 받게 된다. 시지프스가 온 힘을 다해 바위를 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면 바위는 무서운 속도로 굴러 떨어져 버리기 때문에 시지프스는 끊임없이 다시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하는 무한 반복되는 삶을 살아야 했다.

내가 본 영화 중 사랑의 블랙홀(Ground hog Day), 소스코드(Sour cecode), 시간을 달리는 소녀(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엣지 오브 투모로 (Edge of tomorrow), 7번째 내가 죽던 날 (Before I fall)의 공통점은 시지프스와 같이 주인공이 동일한 시간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타임루프(time loop)라는 시간 여행을 소재로 했다는 것이다.

이중 뉴욕타임즈 선정 베스트셀러였고 아마존 닷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로렌 올리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7번째 내가 죽던 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친구들의 부러움 대상이고 매력적인 고등학교 졸업반 여학생인 ‘샘’은 친구들과 저녁파티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다음날 일어난 샘은 자기가 안 죽었고 오늘이 아닌 어제로 되돌아 와 있었다. 그날이 반복되는 것을 깨닫고, 혼란을 느끼면서 반항심으로 평소와 다른 일탈을 해 보며 막 살아보기도 한다. 그러나 본인의 선택에 따라 나비 효과로 예상 못한 결과를 만들지만 결국 같은 하루를 보내게 된다.

살아갈 날이 1000일이나 100일이라면 몰라도 단 하루만 허락된다면 그 날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고민하면서 반복되는 하루를 의미 있는 날로 만들고자 결심하기까지 끊임없이 변화한다.

하나의 선택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상황들을 이해하면서 ‘샘’은 귀찮게만 느껴졌던 가족의 존재를 그리고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친구를 발견한다.

그 동안 몰랐던 사람들을 이해하고 이로써 자신과 주변의 소중한 사람은 물론 그들과 맺는 관계 역시 뒤돌아보며 교통사고가 왜 일어났는지를 이해하는 하루를 보내며 영화는 끝나게 된다.

병원에서 매일 환자를 보는 반복되는 생활을 하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반복되는 하루에 갇힌 주인공이나 시지프스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정해진 공간에서 지루하고 답답하기 만하고 주어진 시간 안에서 아무 의미 없는 하루 인것 같지만 ‘인생은 끝없는 반복,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성취한다’는 미생의 대사같이 버텨나가야 하는 날들이다.

살다보면 과거 어느 때 그 시점으로 돌아 갈수 만 있다면 리셋하거나 재부팅하여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생각하는 순간들이 있다. 비슷한 하루의 삶을 살아야만 한다면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하면서 살아갈지 고민하게 된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당신이 죽는 순간에 당신은 어떤 사람이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똑 같은 것 같지만 매번 다른, 특별한 하루 그리고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내는 삶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위해 우리는 어떤 변화와 선택을 가족, 친구, 만나는 환자들과 병원직원들과 같이 할지 고민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하루이며 선물(present)로 받은 오늘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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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