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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A 오픈하우스를 다녀오다

성수역 2번 출구 - 슈퍼스타를 만나는 입구


성수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1분.
처음 가보는 치협 회관이라 가는 길을 검색하고 또 확인하며 내린 성수역. 여느 역과는 다르게 지상에 위치한 역사로 올라가는 출구가 아닌 내려가는 계단에 잠시 당황도 했지만, 앞서가는 치과의사의 익숙한 뒷모습에 안도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낯선 건물에 쭈뼛쭈뼛 들어서니 5층으로 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친절한 설명과 함께 집들이하는 새집 구경하듯 여기저기 둘러본다. 1912년 일본치과대학을 졸업한 조선인 최초의 치과의사(면허번호 1)인 함석태 한성치과의사회 초대회장님과 FDI 상임회장을 역임하신 윤흥렬 회장님의 흉상도 보고 역대 협회장님의 사진 또 다른 방의 대의원총회 의장님 사진까지 보고 나니, 아무 생각 없는 철부지가 뿌리 깊은 가문의 종손인 걸 알게 된 것처럼, 일개 개원의이긴 하지만 치과계의 조상과 역사를 듣게 되니 잠시 경건함마저 든다.

황금 같은 토요일 오후, 낯선 곳까지 선뜻 오겠다고 한 것은 인문학강의 때문이었다. 쏟아지는 치과계 세미나를 따라다니기에도 벅찬 내게 ‘인문학’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으나 요즘엔 인문학이 ‘대세’라니 궁금하기도 하고 ‘이번 기회에 유식한 사람으로 거듭나 볼까’하는 무모한 생각에 망설임 없이 오픈하우스 행사에 신청을 하였던 것이다.

막연히 어렵게만 생각했던 공자, 맹자를 초심자 눈높이에 맞춰 재미나게 풀어내는 박재희 원장님의 강의는 기대보다 신선하여, 휴대폰 한 번 열어 볼 틈도 없이 한 시간 반이 훌쩍 지나간다.

2,500년 전 3대 슈퍼스타인 공자, 노자, 손자가 알려주는 지혜의 보따리
- 공자의 궁즉통(窮則通) : 역경이 닥치면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와라
- 노자의 허즉통(虛則通) : 성공할 때 비워라
- 순자의 변즉통(變則通) : 어려울 때 변하여 전략으로 승부하라

현대 사회는 물론이요 우리의 진료실에도 해당하는 진리의 말씀을 족집게 강의로 듣고 보니, 고전=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라는 말에 공감이 절로 된다.

 집들이에 빠질 수 없는 접대 음식(뷔페)을 먹으며 같은 테이블의 처음 보는 선생님들과 얘기하는 자리, 낯가림이 있는 내가 모르는 분들과 이렇게 편하게 식사도 하고 스스럼없이 대화를 하다니,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이다.

 3개의 보따리를 가지고 출근하는 월요일 나의 진료실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환자가 건네는 “원장님이 최고예요”하는 인사말에 더 이상 비행기를 타지 않으며 속 태우는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긍정의 모습을 찾으려 애쓰는 불만 가득한 얼굴로 진료실에 들어서는 환자를 보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다양한 불편의 이유를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고 공감하며 환자의 입장에서 해결책을 찾아보려 노력하는 3가지 지혜를 장착한 슈퍼히어로 원장으로 변신한 나의 모습을 그려본다.

즐거운 상상 때문인지 손에 든 한 보따리 선물 때문인지 성수역 2번 출구로 가는 길은 오던 길과 분명 같은데 아까의 좁고 먼 길이 아닌 훤한 대로가 되어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자꾸 ‘회원이 주인’이라고 하던데, 그럼 오늘 둘러 본 치과의사회관의 소유권이 내게도 일부 있다는 건가. 즐거운 상상이 꼬리를 무는 행복한 하루를 선물해 준 협회에 감사드리며 개인적인 일로도 바쁘고 치과일 만으로도 힘들 텐데, 대의를 위해 치과의사협회 임원을 맡아 일하고 계신 분들께 고마움과 존경을 표한다. 


배진경 원장(더편한치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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