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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추천도서-간독(簡牘)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저자


지금은 종이가 너무 흔해서 다양한 종이책들을 쉽고 싸게 구할 수 있지만 고대에는 종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책의 생김새는 현대와 많이 달랐습니다. 중국에서는 ‘간독(簡牘)’이라 하여 대나무(簡)나 나무(牘)에 글씨를 쓰고 실로 엮은 형태를 종이 대신 사용하였습니다. 이러한 간독을 한 꾸러미 모은 것이 책이었습니다. 한자 책(冊)의 모양이 그 생김새를 묘사한 것이지요. 본래 논어나 도덕경 같은 서적도 구전되는 내용을 간독에 기록한 것이었습니다.

간독은 중세에 등장한 종이책에 비해 매우 불편했습니다. 현대인들이 보기에 ‘책 한 권’은 간독을 사용하는 고대인들에게는 수레 한 더미 분량이었습니다. 한자 ‘전(典)’이 책을 수레에 가득 실은 모습인 이유입니다. 장자가 ‘남자라면 모름지기 수레 다섯 대 분량의 책(간독)을 읽어야 한다(男兒須讀 五車書)’라고 하였는데 장자가 살던 시기 책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내용이 많은 분량이 아님을 생각해볼 수 있으니 수레 다섯 대 분량을 읽지 못하셨다고 실망하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책이 귀했던 시대에 책을 갈구했던 마음이 책이 흔한 지금은 없어졌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옛날 수레 한가득 실렸던 간독을 이제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으니 어찌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70년대 우리나라의 모습과
그 시대의 치열한 작가정신

『꿈을 찍는 사진사』 열림원, 2017
박완서 선생님의 작품을 하나도 읽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인간의 삶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으로 작품마다 독특한 개성과 지성, 예술성과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시대정신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가장 치열한 작가정신을 엿볼 수 있는 중년(48세)의 나이에 쓰신 이 책은 초판이 나온 이후 절판이 되어서 박완서 작가 자신도 이 책을 소장하고 있지 못해 생전에 출간을 희망하셨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제야 다시 나왔지만 70년대 우리나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소중한 작품입니다. 생활 현장의 중산층이 가진 허위의식을 비판하는 작가의 목소리를 이 작품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초판에 실렸던 자전적 연보의 짧은 작가의 말을 들어보면 저자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작가로서의 최소한의 조건, 사물의 허위에 속지 않고 본질에 접근할 수 있는 직관의 눈과, 이 시대의 문학이 이 시대 작가에게 지워 준 짐이 아무리 벅차도 결코 그것을 피하거나 덜려고 잔꾀를 부리지 않을 성실성만은 갖추었다는 자부심 역시 나는 갖고 있다.”

스트레스 상황 대처 최고
E형 인간 성격을 아시나요?

『E형 인간 성격의 재발견』 불광출판사, 2017
성격은 타고나는 걸까요? 우리는 공부하고,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하지만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남의 성격은 따지고 본인의 성격은 무난하다고 생각하죠. 저자인 변광호 박사는 우리나라 스트레스 면역학의 선구자입니다. 성격을 분류하고 그에 따른 심리분석, 정신건강 평가, 영양요법, 명상, 운동 등 다양한 치료법을 동원했습니다. 성격은 스트레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A, B, C, D로 분류합니다. A형은 완벽주의자, B는 현실감 떨어지는 낙천적 유형이고, C형은 내성적이고 방어적입니다. D형은 적대적인 성격입니다. 이에 더해 저자는 새로운 E형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E는 ‘Eustress(유스트레스, 좋은 스트레스)’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 성격은 무조건 긍정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피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행동합니다. 이런 ‘합리적 긍정’은 나쁜 감정에 오래 머물지 않으며 스트레스를 빠르게 해소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합니다. 저자는 이 성격을 훈련을 통해 닮을 수 있다고 제안하고 그 훈련법도 소개합니다. ‘333정수법’이라고 명명한 이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필독을 권합니다.

원치 않는 노동을 죽을 때까지
초고령사회 과로노인이 안되려면

『과로노인』 청림출판, 2017
혹시 은퇴할 나이를 정하셨나요? 대부분 처음에 생각했던 은퇴의 시기보다 훨씬 더 뒤로 미뤄졌을 겁니다. 그 이유는 당연히 돈입니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노후에 써야할 돈은 많아지고 좀 넉넉한 노후를 위해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돈을 더 모아야 하니까요. 그나마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노후준비를 좀 할 수 있는 직업군이지만 현재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중년층은 극소수라고 합니다. 나이 들고 병들었는데 돈까지 없으면 가장 불행한 노후라고 얘기합니다. 지금 일하느라고 포기했던 일상들을 노후에는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앞에는 어쩜 지금보다 더욱 가난하고, 원하지 않는 노동을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살겠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맞닥뜨릴 노후는 돈 없는 하류층 노인이 되거나 계속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는 과로노인일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은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맞고 있는 일본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와 닿습니다. 이 책은 무엇이 노년을 빈곤과 노동으로 몰아세우는지 설명합니다. 노후를 걱정하면서도 대처 방법을 몰라 길을 잃고 있는 우리들에게 중요한 해결책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