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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내게 ‘호흡’과 같아요”

2017 PEN문학상 수상 정재영 원장
치문회 활동 함께 한 선후배 동료 도움 커


“내게 시는 ‘호흡’과 같아요. 그러니 시를 못 쓰는 순간 나는 식물인간과 같아지는 것이겠죠.”

국제펜클럽 한국본부가 주관하는 ‘2017년 PEN문학상’(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시 쓰는 기독 치과의사’ 정재영 원장(정치과의원)을 지난 7일 종로5가역 인근 한 식당에서 만나 수상 소감을 들었다.

그는 “수상 소식을 듣자마자 ‘나도 이런 상을 받게 되는구나’라는 감격이 있었다. 나로서는 예기치 못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하루 지나고 나니 ‘큰일 났구나’ 싶더라. 그동안은 내가 쓴 시를 사람들이 애정의 시선으로 바라봤다면 앞으로는 평가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사람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질 텐데 그 기대에 부응해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에서 1921년에 창립된 국제펜클럽은 ‘표현의 자유 옹호를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 아래 국가 권력으로부터 박해받거나 필화로 인해 수감된 작가의 보호와 후원에 앞장서 왔다. 한국본부는 1954년 변영로, 주요섭, 모윤숙, 김기진, 피천득 등의 주도로 창립됐다.

하루 중 대부분 시간을 치과 진료실에서 보내게 되는 정 원장에게 주로 언제 시를 쓰는지 물었다. “시를 쓰는 시간은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 시상이 떠오르면 그때 곧바로 메모한다. 환자와 상담을 하다가도 시상이 떠오르면 메모하는 것이다. 나는 지하철을 좋아하는데, 이때 초고를 쓰곤 한다. 초고를 쓰고 나면 발표 전까지 고치고 또 고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처럼 온 정성을 다해 시를 쓰고 있는 그에게 ‘시’가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냐고 감히 물었다. 그는 자못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묵직한 대답을 내놨다. “내게 시는 ‘호흡’과 같다. 기도가 영적 호흡이듯, 내게 시는 곧 존재 그 자체이다. 그러니 시를 못 쓰는 순간 나는 식물인간과 같아지는 것이다. 이것은 언어유희가 아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한치과의사문인회(회장 김영진·이하 치문회)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전했다. “PEN문학상 같이 큰 상을 수상하는 시인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치문회에서 함께 문학 활동을 한 선후배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젊은 치과의사들이 치문회에 많이 들어와 함께 자신의 문학 세계를 만들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편 펜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22일(금) 오후 4시 중소기업 중앙회 그랜드홀(서울시 영등포구 은행로 30)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