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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감

Relay Essay 제2271번째

얼마나 됐을까? 한 2년쯤 된 것 같다. 어느 날  시가 눈에 들어왔다. 그 간결함이 좋았다. 스크롤의 압박이 없었다. 단숨에 읽히고 무엇인가 가슴에 남기도 했다.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청량감을 주기도 했다. 시는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고 치유의 언어가 되기도 한다. 나에게 시는 작은 공감의 언어였다.

가끔 시집을 사서 읽기도 했다. 누군가 오래된 헌책방에서 가성비 최고가 시집이라고 했는데 그 말은 참이다. 마음을 무찔러 들어오는 시어를 만나는 작은 즐거움이 있었다. 점차 나만의 언어로 시를 쓰고 싶어졌다. 그냥 형식없이, 마음에 느껴지는 대로 적었다. 일기도 아니고, 수필도 아니고, 독후감도 아니고, 시만이 지닌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 시를 지었을 때의 상황, 느낌, 생각 등이 시어에 녹아있다. 그럼에도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가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제 삼자가 보았을 때는 또 다른 느낌과 생각을 가지게 한다. 아마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는 나 자신도 다르게 느끼고 다른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점이 좋다.

시에 그림이 같이 곁들여지면 좋겠지만 아직 그림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시도 처음 싱글크라운 프렙할 때의 서투름이 두루 배어 있다.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그림도 배우고 싶다. 그림이 어렵다면 사진이라도 곁들여서 사진이 있는 시를 쓰고 싶다. 예전에 장모님께서 자신의 삶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 한 권의 책으로 남기셨는데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긴다는데 나중에 책 하나쯤은 남겨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그림이 있는 작은 시집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게 언제쯤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설사 그날이 오랜 시간 뒤에 온다 하더라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시와 그림과 사진이 쌓여 갔으면 좋겠다.

올해도 다사다난한 가운데 정신없이 지나온 듯하다. 한 해의 끝자락에 차 한 잔하며 시를 읽는 여유를 부려보는 것은 어떨까? 반복되는 일상 속에 작은 전복이 될 듯하다. 시를 읽으며 마음속에 공명은 아니어도 작은 공감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으로 시 두 편을 적어본다.

숙제==========================

오십일 만에 숙제를 끝냈다
개운하다
방학숙제를 끝내고 즐겁게 학교가는 기분

살아가면서 불쑥 던져지는 숙제들
건강 이상
엉켜버린 관계
책임져야할 것들
나를 너머서는 일들

숙제는 달갑지 않다
미적 미적거리다
꾸역 꾸역 하게 되는 것

이런 숙제를 하고 싶다
놀아라
즐겁게 신나게 신명나게
삶의 순간 순간을

나에게 너에게 이런 숙제를 주고 싶다    
      

어떤 눈물========================================

눈물은 눈에서 나와 뺨을 타고 흐르는 줄만 알았다
눈물섞인 울음은 서글픈 소리를 내는 줄만 알았다

나이가 들면서 눈물은 저 깊은 가슴 속에서도 흐른다는 것을
그 눈물 섞인 울음이 가장 가까운 사람도 듣지 못할 정도로
소리없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을

세상에는 날마다 소리없는 울음이 저 하늘로 퍼져 올라가고
눈에 보이지 않는 눈물의 강이 흐른다는 것을

그것이 보이고 들려도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그저 우는 자와 함께 울어 주는 것이 많다는 것을
그분의 만져 주심을 애끓는 마음으로 탄원 할 뿐임을

주름이 생기듯 온 몸에 새겨집니다


이학상 이노아 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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