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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의 시대

스펙트럼

어느 시대를 살아가다 보면 그 시대를 이끌어가는 사상이 있다.
그런 사상이 철학이라는 것으로 정립되어 후대에 전해지고 지금 그들의 사상과 철학을 책으로 접하다 보면 정말 그 시대에는 이런 생각으로 살았나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그럼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의 사상은 무엇일까?
현재를 이끌어가는 사상과 철학은 후대에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현재의 사상과 철학은 과거에는 없었던 것일까?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인문학 바람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러한 의문을 가졌다는 방증이다.

르네상스 이후 약 500여 년간 우리는 전문가의 시대를 살아왔다.
그전에 직업군들이 점차 세분화 되면서 전문가 집단에서도 또 세부 전문가를 만들어 내고 거기서 또 세분화 작업을 해왔다.
학문이나 문화에 대한 이러한 작업은 깊이를 더해가며 발전을 해오는 방법론적으로 굳어져 왔다.
마치 수학에서 미분이 쪼개고 쪼개고 또 쪼개서 답을 찾듯이 말이다.
학문에 있어 이런 방향으로 가야만 발전이 있다는 명제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학에는 적분이라는 것이 있다.
쪼갠 것을 다시 모으고 모으는 작업이다.
요즘 들어서 대중은 전문가들에게 과거 중세 이전의 지식인의 모습을 요구 하는 것 같다.
르네상스 이전에는 화가이자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즉 여러 분야에 능통한 사람들이 많았다.

‘알쓸신잡’이라는 TV 인기 프로그램을 보자.
각기 전문 분야의 사람들이 여행을 하며 하나의 주제를 놓고 여러 시각을 통합하여 토론 하는 모습을 보고 대중은 즐거워한다.
전문가들이 자신들만의 생각이나 사고를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시각을 받아들이면서 자신들의 전문 분야에도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를 보면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도 여러 분야의(물론 자신의 주전공은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식을 공부하여 본인의 주전공 분야를 더 발전시키는 통섭이 요구된다.

최근에 선배 치과의사들과의 대화 속에서 더 많은 치과의사들이 의사나 약사처럼 정부 기관이나 위원회에 진출해서 치과계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나 역시도 오래전부터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지난 3~4년간 치과의사들 말고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많은 만남과 대화를 해 본 결과 그들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걸 느꼈다.
그들도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기를 원했다.
우리가 정부기관이나 위원회에 가서 우리 치과계의 소리를 말하고 싶다면 우리도 그들의 소리를 듣고 같이 공감하고 토론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요즘의 생각이다.
특허, 상표권, 저작권과 같은 지식재산위원회에 가면 변리사, 작곡가, 화가, 변호사, 정부 고위 공무원 등등 타 전문 직군과 많은 대화를 하게 된다.
그들의 대화에 끼지 못하면 내 목소리를 말할 수도 없다.
전문지식은 아니더라도 그들과의 대화에 동참하고 그 속에서 우리 일에 대한 그들의 공감을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문가 집단인 우리도 경제, 과학, 사회, 역사, 철학, 문화, 예술 등에 통섭적인 지식을 쌓았으면 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알쓸신잡에서 타 전문가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는 치과의사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진균
페리오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