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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장수가 아닌 무병장수를 위하여

금연치료노하우 나누기<3>강수경 위원/경희대치전원 안면통증구강내과 조교수

바야흐로 100세 시대에 접어들며 인간의 평균 수명 연장은 현대 사회의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60세가 되면 마을에서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를 벌였던 옛날과 달리, 지금은 60세에도 활발한 활동을 하는 젊음을 보여준다. 의학의 발달과 식습관의 변화는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사회활동기간을 늘려 놓았기에 많은 사람들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 하며 그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병원에 방문한다.

치과는 음식을 섭취하고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의료기관이다. 따라서 치과의사는 많은 환자들의 구강건강을 살피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치아와 치주조직, 구강점막, 타액, 턱관절 등 구강안면부에 발생하는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환자의 생명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치과에 방문하는 환자들의 증상도 점점 다양해진다. 충치나 치주질환 뿐만 아니라 턱관절장애, 구강점막질환, 구강건조증, 입냄새 등의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도 많다. 다른 진료과에 비해 검사 및 치료시 환자와 의사 사이의 거리가 가깝고, 입 안을 필수적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치과의사가 환자의 흡연 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문진표의 흡연 여부에 ‘아니오’를 체크하였지만 양치질로도 감출 수 없는 담배냄새는 환자가 애써 숨기고 싶어 했던 흡연의 흔적을 드러낸다. 흡연여부를 감추고 싶어 하는 환자도 있지만 방금 피운 담배냄새를 온 몸 가득 품고 치과 진료의자에 앉는 환자도 있다. 여기서 치과의사는 각각의 환자에게 금연치료를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흡연자의 구강질환은 담배와 연관 있는 경우가 많다. 치주질환을 일으키고 치유를 지연시키며 염증을 일으키고 구강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만, 구강건조증이나 구내염, 구취 등과 관련 있다는 것은 잘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불붙인 연기를 구강 내로 빨아들이며 점막에 일차적으로 접촉하는 담배연기는 점막을 자극하여 각화를 일으키고 구강건조증을 심화시킨다.

구강점막이 건조해지면 타액의 보호기능이 떨어지며 구강점막에 상처가 나거나 궤양이 생기는 일이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담배냄새를 없애기 위해 양치질을 한다 하더라도 남아있는 구취를 없애기 위해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방법밖에 없다. 구강건조증이나 구취를 주소로 내원하는 환자 중, 흡연병력이 확인되어 흡연이 현재 증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설명하고 금연치료를 권유하면 많은 환자들이 ‘그냥 이렇게 살겠습니다’하는 반응을 보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치과의사는 환자의 구강건강을 회복하고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금연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환자가 용기를 내어 담배와 이별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어떤 이는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를 끊을 수 없기에 몸을 태워 마음을 위로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드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담배가 주는 짧지만 달콤한 위안은 내 생명을 갉아먹는다. 긴 시간을 아프고 불편한 몸으로 살아가는 것보다 건강하고 편안한 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품 안의 담배부터 버려야 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수경 위원
경희대치전원 안면통증구강내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