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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련 전문의 2100여명 배출 다수개방 안착

응시자 검증·미납회원 설득·시험운영 준비 “치협 최선 다했다”
2018 제11회 전문의시험 ‘기수련자 준비 많이 했다’ 평가


기수련자 및 해외수련자가 처음으로 응시한 2018 치과의사전문의 자격시험(이하 전문의시험)이 무사히 치러졌다. 전문의제도 경과조치 시행으로 올해부터 전문의 자격시험에 기수련자 응시가 가능해지며 첫 시험부터 2000여명 이상이 몰려 대부분이 합격, 큰 고비를 넘겼다고 평가할 만 하다.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낳은 올해 전문의시험의 진행과정 및 의미를 살펴보고 향후 전문의제도 전개 방향을 예측해 봤다.

전문의제도 경과조치 시행으로 기수련자들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다섯 번의 전문의시험 응시기회를 갖게 됐다. 이에 치협 전문의 수련경력 및 자격검증위원회는 지난해 자격검증 신청자 2686명을 검증, 이중 2511명을 응시자격이 있는 기수련자로 가려냈다. 검증을 받은 기수련자들은 첫 시험부터 적극적으로 나서, 올해 2195명의 기수련자가 전문의시험에 응시 접수해 이중 2100여명이 최종 합격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여기에 현직 전공의, 해외수련자, 전속지도전문의 역할자 등의 합격자가 더해지며 올해 최종 배출된 전문의수는 2533명. 예년 300여명 수준으로 전문의가 배출되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일시적으로 10배 정도 많은 신규 전문의가 배출됐다. 기수련자 경과조치 첫해 상당수 기수련자가 합격해 내년 전문의시험부터는 기수련자 응시생수가 300여명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치과의사 3명 중 1명 전문의 시대

기수련자 전문의 대거 배출로 당장 올해 총 누적 전문의수는 5891명으로 늘어났다. 2017년 12월까지 집계된 활동 치과의사수는 1만8484명. 이를 기준으로 전체 치과의사 대비 전문의 비율을 계산해 보면 31.8%가 전문의라는 계산이 나온다. 치과의사 3명 중 1명이 전문의인 시대가 됐다. 

대규모 기수련자가 몰린 올해 전문의시험은 준비과정에서부터 다양한 에피소드를 낳았다.

기수련자 및 해외수련자 검증회의에 참석한 학회들이 서로의 검증결과를 크로스 체크하며 미완점을 지속 보완하는 과정에서 진땀을 뺐으며, 이 고비를 넘겨 전문의 응시접수를 받은 후에는 일부 기수련 회원들의 협회비 미납 문제로 또 진통을 겪었다.

이와 관련 김철수 집행부는 협회비 납부와 시험 응시자격을 연계하지 말라는 복지부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협회비를 모두 내왔던 회원들의 권리보호 및 대회원 평등권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 아래 협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모두 나서 협회비 미납 회원들을 설득, 시험일을 이틀 앞두고 미납 회원들을 모두 설득해 냈다.

이에 따라 자칫 시험현장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 마찰을 피하고 응시자 전원이 탈 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시험 응시생이 많은 관계로 시험장을 덕수고, 행당중 두 곳에서 운영하고, 시험을 오전·오후로 나눠 치른 것도 특이사항이었다. 치협은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의 혼란을 막기 위해 기존 태블릿 PC를 이용한 UBT(Ubiquitous Based Test) 시험방식을 잠시 중단하고 1·2차 시험 모두 종이시험 방식을 채택하는 등 세심한 부분에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예년 하루면 끝나던 2차 주관식 시험 채점이 몇 배의 인원이 투입되고도 3일이 걸린 것도 특이사항이다.   

# 일부과목 기수련자 최고득점

시험을 준비한 개원가에서는 잠시 저녁 풍경이 달라지기도 했다. 시험을 앞두고 몇 달 간은 눈에 띄게 원장들 간 저녁모임이 줄었다는 전언들이 이어졌으며, 활발히 조직된 전문과목별 스터디에는 연세 지긋한 선배 개원의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올해 전문의 시험을 준비했던 치협 각 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서울 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상경하는 KTX에서 시간을 쪼개 전공서적을 봤으며, 미리 잡혀있던 해외봉사활동을 미룰 수 없었던 한 지부 임원은 외국에까지 전공서적을 가져가 밤 시간 시험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올해 시험에 합격한 한 기수련자는 “사실 전문의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경과조치 제도가 시행됐고, 이를 통해 내 전공과 경력이 정확히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며 “같은 과목을 수련한 동료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했다. 일부에서는 높은 합격률을 보고 시험 난이도 조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는데, 시험을 보면서 난이도 조절에 고심한 흔적이 보였다. 합격률이 좋은 것은 기수련자들이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수련자는 “이번 시험에는 은퇴한 선배님들까지 많이 응시했다. 기수련자들에게는 전문의 자격 취득이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자아실현, 자신의 명예가 달린 문제였다”며 “기수련자들이 젊은 전공의들의 암기력을 따라갈 수는 없었겠지만 많은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공부하면서 이해력은 더 뛰어났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과거와 달라진 용어와 표현 때문에 더 고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채점과정에서는 일부 과목의 경우 기수련자가 전공의보다 고득점을 한 사례들이 나와 현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안형준 치협 수련고시이사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기수련자 및 해외수련자 응시 첫 전문의시험이 잘 마무리돼 다행”이라며 “향후 관련 학회들과의 논의를 통해 적절한 난이도 조절 점검, 해외수련자 검증절차에 더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특히, 해외수련자 검증과 관련해서는 한국치의학교육평가원과 연계해 검증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이사는 “이제 기수련자에 이어 통합치의학과 경과조치 시험이라는 고비가 또 있다.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경과조치가 진행되는 전 과정에서 치협을 통해 나오는 지침과 가이드만을 믿고 따라 달라는 것이다. 회원들의 편의 및 민원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며 “복지부와 조속한 논의를 통해 통합치의학과 연수실무교육과 관련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합의를 빨리 이끌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1월 기준 통합치의학과 연수실무교육 참가자수는 1500여명. 이들은 내년부터 첫 시험을 치르게 되며 2022년까지 응시할 수 있다. 새로운 11번째 전문과목 전문의를 대규모로 배출해야 하는 한 차례 고비가 더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