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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입학해서 교양영어 시간에 배웠던 영어책의 제 1장에 있었던 에세이의 제목이 “The Show Must Go On”이었습니다. 교과서에 있던 에세이의 제목이 27년이 지나도록 제 머릿속에 이렇게 남아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에세이의 저자인 Harry Golden은 말합니다. “연극을 하는 배우들은 가슴 속에 어떤 슬픔이 있어도 무대 위로 나아가 연기를 한다. 그런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박수를 받을 사람은 배우만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은 마음속에 슬픔을 가진 채로 자신의 일을 계속해나간다. 모든 사람에게 쇼는 계속되어야만 한다.”

연말연시에 경과규정의 전문의 시험을 비롯하여 직장에서, 집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생기면서 한 해의 정리나 새해결심 따위는 해보지도 못하고 정신없는 두어 달을 보내며 문득문득 떠올렸던 문장이 “The Show Must Go On”이었습니다. 일은 일대로 해야 하고, 아이는 아이대로 돌보면서 시험공부도 해야 하고, 이리 저리 터진 일들을 처리하려니 머릿속엔 온갖 복잡한 생각들이 떠올라 집중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시험공부를 하려다가도 걱정거리가 떠올라 고민을 하다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고민 속에서도 제가 해오던 일상의 일들을 내버려둘 수는 없었고, 아무리 바쁘고 복잡한 상황에서도 해 나가야할 일상생활이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이 공부를 챙기고, 식사준비를 하고 설거지를 하는 등의 일상생활 덕분에 머릿속의 복잡한 실타래를 잊고 잠시 평온해질 수도 있었습니다. ‘일상의 힘’이라고나 할까요?

18년 전 인정의 시험공부를 하면서 그게 내 인생의 마지막 시험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다시 한 번 공부를 하면서 그 동안 새롭게 바뀐 연구결과뿐 아니라 “원칙”을 되새기고 잊고 있던 것들을 되살렸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치며 같은 환자를 보면서도 더 많은 고민으로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더불어 친구와 선후배님들과 함께 고민을 하고 공부를 해나가며 혼자가 아닌 함께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시험은 끝났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집안팎의 복잡한 일들은 남아있습니다. 인생이란 벌어지는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떠올리며 오늘도 일상의 일들을 변함없이 해나갑니다.

“The Show Must Go On.”

제게는 인생의 어려움과 고통의 순간에 스스로 힘을 얻게 해주는 마법과 같은 말입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 있는 배우이기 때문에 그 인생이라는 무대는 어떤 일이 있어도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윤정 원장
장미치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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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