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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추천도서-아침형 독서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저자


아침에 일어나면 핸드폰은 가득 충전되어 있습니다. 저녁이 되면 거의 다 쓰게 되고 밤에는 다시 충전을 해야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죠. 아침에는 개운하게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지만 저녁에는 녹초가 되고 밤이면 방전되어 버리고 맙니다. 누구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아침 출근 시간에 ‘오늘은 일을 마치고 독서를 좀 해야지’라고 다짐을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기가 여간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체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저는 한 달 넘게 전문의 시험준비 때문에 평상시처럼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습관처럼 읽는 15분 독서는 계속 했습니다. 그랬더니 딱 3권은 읽게 되더군요. 아침에 일어나 책을 읽는 것은 습관이 되지 않으면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일어나서 스마트폰으로 만지작거리는 시간이 15분이 넘는다면 어차피 하루종일 만지작거릴 스마트폰 잠시 접어두고 아침시간에 독서해보세요. 조금은 다른 하루가 시작되실 수 있을 겁니다.


가슴에 와 꽂힌 ‘경영 십계명’
이를 악물고 듣는다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 메디치, 2017

생물학자, 관찰학자, 생태학자 등으로 불리는 최재천 이화여대석좌교수는 저에게는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학자로 제가 좋아했던 역저인 『통섭』, 저서인 『다윈 지능』 등은 아직도 일반인들이 즐겨 찾는 스테디셀러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저자가 국립생태원 원장으로 재임했을 때의 경험을 담아 낸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그가 취임하여 목표 관람객 수의 300%를 초과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특히 천생 학자의 이미지로만 익숙했던 그가 500여 명의 조직을 이끈 리더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고스란히 실려 있습니다. 특히 그가 말하는 ‘경영 십계명’은 가슴에 와 닿습니다. 특히 네 번째인 “이를 악물고 듣는다”는 제게 큰 울림이었습니다. 리더의 자리에서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인내는 중요하지만 정작 실천하기는 어렵습니다. 최고 결정자가 미리 의사를 밝혀서 수많은 창의적인 생각들이 사장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할 때 이 대목은 우리 모두가 귀 기울여야 합니다. 성공한 조직에 어울리는 리더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기분 좋은 책입니다.

우리의 모든 추억은
끊어지지 않고 언젠가 만난다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웨일북, 2017

신자유주의와 미스터리에 관심이 많다고 늘 자기를 소개하던 팟캐스트 <지대넓얕>과 동명의 책을 통해서 수많은 독자를 거느리게 된 채사장의 책입니다. 약간은 몽환적인 느낌의 에세이인 이 책은 태어나면서 맺게 되는 타인, 세계와의 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묘하게도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수많은 과거의 일들을 소환시켰습니다. 기쁘기도 하고 또 슬픈 추억들이 선명하게 되새겨졌습니다. 결국 우리의 모든 추억은 다양한 관계의 연결고리 속에 있고 지금도 끊어지지 않고 있는 뭔가를 우리는 손에 쥐고 살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40가지의 이야기는 짧고 몽환적이지만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 역할을 수월하게 해냅니다. 이제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의 글 솜씨가 빛을 내는 순간입니다. 
“물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질 것이다. 적막 속에 던져질 것이며, 혼자의 힘으로 현실의 횡포를 견뎌내야 할 것이다. 아무래도 세상은 녹록치 않고, 내 마음 같은 걸 신경 써주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렇게 사회는 우리를 다그칠 것이다. 대중으로 남아 있으라. (중략) 하지만 우리는 또 다시 화장실 세면대를 붙잡고 거울 속에서 울고 있는 자신을 대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손을 잡고 세계의 중심이 되었던 기억이 우리를 보호할 테니까. 우리는 거울 속의 젊은이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굴곡진 인생을 통해 토해낸

마지막 순간에 선명해지는 것들

『마지막 순간에 선명해지는 것들』 생각활주로, 2018

여행을 좋아하지만 막상 자주가지 못하는 저는 늘 정기적으로 여행에 대한 에세이를 읽으며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이 책은 늘 그렇듯 여행에 대한 에세이 중에서 고른 하나의 책이었습니다. 표지도 신선하고 뭔가 가볍게 힐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소개하는 11개의 여행지도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이 많아서 주저 없이 읽어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쉽사리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여행지에 대한 소제목이 절망, 죽음, 트라우마, 고난, 무기력 등 남다른 이야기들이 계속되었습니다. 여행과 여행지에 대한 소개와 소소한 이야기가 아닌, 저자가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위험과 여러 인생의 굴곡을 통해 인생에 대해 깊게 생각했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행지와 함께 듣는 저자의 이야기는 조금은 더디지만 묘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 ‘눈물을 닦아주는 풍경’이라는 꼭지글들은 여행에세이의 본질에 충실한 글들이기 때문에 제가 이 책을 선택한 것 이상의 소득을 얻은 샘입니다. 생각보다 저자가 젊었습니다. 인생의 경험은 나이순은 아니라는 교훈을 또 덤으로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