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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추천도서-사계절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치과를 읽다>  저자


아프리카에 정기적으로 의료봉사를 나갑니다. 그런데 그곳 사람들은 우리와 다르게 시간에 대한 관념이 좀 모호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 년 내내 계절의 변화가 아주 미미하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을 잘 못느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더울 때는 한 해의 중반에 있음을 날이 추워지면 한 해가 거의 끝나감을 알고 새로운 한해를 마무리하고 준비하는데 익숙합니다. 하지만 그런 계절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우리처럼 계절마다 생각의 흐름이 바뀌고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가 봅니다. 반드시 사계절이 장점만 가진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봄을 맞이하면서 긍정적인 새로운 마음을 또 가지게 됩니다. 집안 구석구석 겨울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봄 햇살을 느끼며 새해맞이때 다짐했던 목표들을 다시 떠올립니다. 추워서 움직이기 싫었던 몸을 깨우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합니다.

사계절은 우리에게 축복입니다. 계절의 변화에 맞춰서 책읽기도 달라집니다. 계절에 따라 의식의 변화가 생기고 읽고 싶은 책이 바뀌는 이유입니다. 계절의 변화만큼 다양한 책을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고 좋은 책들이 번역되어 나오고, 좋은 글을 쓰는 작가들이 있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출판을 계속 해주는 출판사가 존재하고 있어 다행입니다. 여러분의 독서력이 이런 좋은 환경을 지속시켜줄 수 있습니다.

현실 짓누르는 삶
가볍게 살고 싶다면...

『가벼움의 시대』 문예출판사, 2017

‘가볍다’는 말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이 책을 읽기 전에 가벼움에 대한 저의 생각은 단순히 무게가 적게 나간다는 의미, 몸과 마음의 가뿐하고 경쾌함, 또는 약간 부정적인 의미로 언행이 침착하지 못하고 경솔하다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가벼움에 대해서 아주 다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긍정이나 부정의 의미가 아닌 시대적인 가벼움에 대한 이야기는 철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가벼움의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경제, 사회과학, 건축과 디자인, 미학, 정치 등 가볍지 않은 주제들 속에 드러나 있는 가벼움에 대한 시대적 흐름을 이념과 철학의 문제로 끌어갑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려 했던 책이 주는 무게감 때문에 읽기 쉽지 않은 책이지만 ‘가벼움’과 ‘무거움’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살고있는 우리로서는 결코 가볍게 살 수는 없다는 역설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재즈는 아는 만큼 들린다’
재즈 입문서적 개정판 나와

『재즈 잇 업!』 서해문집, 2018

대중음악의 마지막 감상은 결국 재즈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재즈는 아는 만큼 들린다’는 말이 또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재즈의 탄생과 발전은 그만큼 흥미진진하기 때문입니다. 핍박받던 흑인들에게 큰 위로가 되어줬던 음악, 관악기 위주의 낯선 구성, 독특한 리듬, 즉흥연주 등 기존의 음악과는 차별화된 것들은 새로운 음악이라기보다는 접근하기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 책은 15년전 출간되어 만화로 재즈에 입문할 수 있다는 사실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단연컨대 이 책 때문에 재즈에 입문하게 된 사람이 많았습니다. 절판된 이 책이 고가에 중고로 거래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관심이 반영되어 15년 만에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그림도 다시 그리고 문장도 다듬어졌지만 내용은 동일합니다. 음악을 듣는 목적이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임을 이 책은 전체적인 맥락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재즈의 아래에 숨어 있는 슬픔과 기쁨을 만화로 볼 수 있다니.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이 있습니다. 재즈 명반 지름신이 강림한다는 사실입니다. 힙합이나 랩, j-pop 등에 빠져 있는 아들녀석에게 결국 재즈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얘기했지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녀석이 언젠가 이 책을 꺼내볼 것이라 기대합니다.

행복국가 스웨덴 사람들의
‘라곰’ 라이프스타일 엿보기

『라곰』 페이퍼가든, 2017

독특한 디자인의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절제되고 세련된 일러스트와 내용은 이 책의 내용과도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곰(Lagom)은 스웨덴 사람들의 “너무 적지도 너무 많지도 않은 딱 적당함”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아주 간단 명료한 실천적인 방법들을 아기자기한 실제 이야기와 일러스트로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목표를 가지고 야심차게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평범하고 별스럽지 않은 것을 추구하는 삶, 저녁이 있고, 자기만의 시간 속에서 자기애를 높이고 스트레스를 낮추는 삶이야말로 라곰이 지향하는 삶의 방식입니다. 적당함을 지향하다보면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책임과 공동으로 이룰 수 있는 선한 일들, 예를 들면 환경보호, 재활용, 안전한 먹거리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됩니다.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점점 더 가지려고  하는 우리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책입니다. 실천할 수 있는 아주 구체적인 8가지 접근방식이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일독을 권합니다.

행복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돈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기는 하지만, 돈만으로 행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니 라곰만큼의 돈이면 충분하다. 그만큼의 존을 갖고 있다면 우리의 행복 수준은 이제 다른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 _본문 중에서













김동석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