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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로또

Relay Essay 제2292번째

어느새 봄날이 간다. 올해로 한도치과에서 치과간호조무사로 일한지 16년째다.

가정형편상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고 내 나이 26살에 차선으로 선택한 직업이 간호조무사다. 그 후 잠깐 치과간호조무사로 취업을 했었지만 결혼과 육아로 휴직할 수밖에 없었고 결혼 후에는 남편의 사업을 도왔다. 결혼 후 남편의 잦은 직종 변경으로 지금의 한도치과 2층에 비디오 대여점을 하고 있었는데 원장님께서 내가 치과조무사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아시고는 치과 일손이 부족하다며 ‘치과에서 잠깐 아르바이트를 해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다. 거의 10여년을 쉬고 있었기 때문에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전문적으로 배웠던 간호조무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원장님의 제안을 받아드렸었는데 생각하면 이 때 내가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울 때였기도 하다. 오랫동안 쉬고 있었기 때문에 치과의 모든 업무는 낯설고 모든 것이 어렵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배웠던 전문지식으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 뿌듯하고 고맙기만 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원장님과 동료들에게 참 감사하다. 치과업무에 어설펐던 나는 환자와 함께 일하면서 참 많은걸 배우고 느꼈다. 그 당시 치과에서 일을 시작했던 때는 아침에 눈뜨면 출근하고 시간 되면 월급 받고 아니면 그저 먹고 살기 위해 다니는 직장으로만 생각했다. 힘들고 짜증스런 환자도 있었고 열심히 했던 일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나이가 조금씩 들고 환자와의 다양한 관계가 이루어지면서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 직장에서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절대 내 인생이 행복하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장님께서 제안하시고 등록해 주신 다양한 강의와 실습을 접하면서 이제는 치과 업무가 나의 평생 직업인 듯 재미있기도 하고 보람되기도 하다. 이제 근무한지 20여년이 넘은 다른 동료들과 업무를 동등하게 협조하고 있다.  

나의 미소로 내 주변 사람 5명이 행복해 진다고 한다. 아침에 화장할 때 거울을 보고 웃는 연습을 했다. 처음에 어색했지만 자꾸 웃어 볼수록 내 얼굴이 예뻐지는 것 같았다. 이제는 환자들에게 따뜻한 미소로 대할 때 오히려 내가 더 행복해 지는 것 같다. 치아가 아파서 내원한 환자들이지만 어쩌면 마음이 아플지도 모르는 환자들에게 베푼 미소와 작은 친절은 오히려 기쁨으로 배가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요즈음은 100세 시대라 건강하신 노인 환자 분들도 많고 보험 임플란트, 틀니 적용으로 노인 환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나의 아버지 어머니 같은 분들이니 미래의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나의 따뜻한 미소와 친절한 응대로 그 분들이 우리 치과에서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한 덕분인지 아니면 나의 힘든 경제상황을 생각해 준 덕분인지 몇 년 전에 남편이 구입한 복권이 16억 로또에 당첨이 되었다. 사람 좋고 신앙심까지 좋은 남편은 형편이 어려운 부모형제와 친구들을 도와 주고 집이 없었던 우리는 지금의 집도 구입할 수 있었고 나의 손 안에는 십일조 할 돈만 손에 쥐었다. 그래도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던지~.

몇 년이 흐른 지금 생각해 보니 당첨된 복권 로또가 나의 행운이긴 하지만 더 큰 행운은 지금 내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이 적지 않는 나이에 귀한 직장에 다닐 수 있는 것이 내 인생의 진정한 로또이다. ‘오늘은 어떤 환자와 따뜻한 이야기와 미소를 나눌 수 있을까?’생각하면서 오늘도 나의 평생직장인 치과로 출근길을 재촉해 본다.

정태은 한도치과 간호조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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