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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사업,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하라

급물살 남북교류 ‘치과의료 기상도’
문 열리면 이전과는 다른 교류 가능


1개월의 시차를 두고 남북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면서 남북 사이의 심리적 장벽이 상당 부분 낮아진 가운데 치과의료와 관련된 대북사업의 맥을 복원하기 위한 음직임도 분주해 지고 있다.

그동안 치협의 대북사업 전담 협의체였던 남북구강보건의료협의회(상임의장 김철수·이하 남구협)는 치과의료정책연구원과 MOU를 통해 대북사업에 대한 연구 및 관련 포럼을 준비하면서 ‘몸 풀기’에 나서고 있으며, 그간 꾸준히 정부기관 등 대북사업의 주관기관과 접촉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해 왔다.

특히 지난 4월 27일에 발표된 판문점 선언에는 의학 분야를 포함한 ▲다방면의 교류 및 협력, 왕래의 활성화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등의 내용이 담기면서 치의학 분야의 교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상상하기 힘든 것들이 현실이 되고 있는 요즘, 치의학과 관련된 사업에 대해서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을 상상해 보는 것도 향후 사업의 방향타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다.

# 개성공업지구 구강사업 재개

개성공단 구강사업 재개가 가장 현실성이 높은 카드다. 남구협은 이른바 ‘미사일 위기’로 박근혜 정부가 2016년 개성공단을 폐쇄할 때까지 꾸준히 개성공업지구 사업을 유지(메르스 사태 때 잠시 중단)하면서 약 4700여 건의 진료를 수행하고, 북측과 직간접적으로 교류한 바 있다.

더구나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와 독자적으로 MOU를 맺고, 개성공단 내에서 치과의료 분야를 전담하기로 하면서 메디컬과는 다르게 안정적인 행보를 보여왔고, 통일부 내에서도 남구협의 입지가 비교적 탄탄한 편으로 평가된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교류의 문이 다시 활짝 열린다면, 남구협을 중심으로 한 치의학 교류가 순풍을 타고 진행되리라는 관측이다. 그럴 경우, 남북연락사무소, 개성공업지구가 설치될 개성시는 도시의 위상이 높아지는 동시에 남구협은 개성을 치의학 교류의 전진기지화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다.

대북사업의 전문가들은 치협이나 남구협이 다시 개성에 들어 갈 경우, 이전과는 다른 형태와 범위의 대북 치의학 교류가 펼쳐질 거라고 예측한다. 대북사업에 오랜 기간 관여한 최치원 부회장은 “우리의 목표는 공단을 벗어나자는 것인데, 최소한 개성인민병원 내 남북한 공동 구강진료센터를 설립해 인적교류 및 학술교류를 본격화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중요한 것은 시혜가 아니라 공동교류 형태로 가야한다는 점이다.

# 공동학술대회도 시도해봄직

치의학 분야의 교류는 크게 두 축으로 나눌 수 있다. 학술교류와 기술교류. 여기에 대해서도 최치원 부회장은 “(남북해빙무드와 같은) 이런 날을 대비해 정부 당국과 꾸준히 접촉해 왔지만, 한 가지 미흡한 점은 학술교류에 대한 부분이다. 향후 북한의 보건성, 구강의학 단체 등과 협의가 가능하게 될 경우 남측에서 정기적으로 평양의학과학토론회에 참석해 우리의 치의학을 소개하는 동시에 다양한 학술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대한의학회는 지난 2003년부터 북한의 조선의학협회와 공동으로 남북 의료인 학술대회인 ‘평양의학과학토론회’를 개최해 오고 있는데, 이를 치의학(구강의학) 버전으로 특화시키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불어 기술교류에 대해서는 남구협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치과기재산업협회(치산협) 등이 주축이 돼 남측의 구강용품 시장을 소개하는 동시에 북한에 투자하는 방식까지 취할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에서 생산 중인 구강용품 생산공장을 직접 둘러 볼 정도로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현재 북한에서도 ‘비로봉임플란트’와 같은 임플란트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