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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가 우리 사회 봉사의 대명사 되길”

[인터뷰] 제52회 청룡봉사상 수상자 신덕재 원장
40여년 간 노숙인, 탈북민, 무의탁 노인 등 무료진료 공로


“이 상은 저한테 주는 상이라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의료 소외계층을 위해 진료봉사에 힘쓰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치과의사에게 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치과대학 재학시절부터 시작한 치과 의료봉사를 40년 넘게 이어온 신덕재 원장(중앙치과의원)이 지난 6월 27일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52회 청룡봉사상 시상식에서 인상(仁賞)을 수상했다. 지난 6월 28일 신 원장을 중앙치과의원에서 만나 수상소감을 들었다.

신 원장은 청룡봉사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함께 의료봉사에 참여한 수많은 동료들의 도움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치과의사 가운데 처음으로 청룡봉사상을 받음으로써 치과계 위상을 높일 수 있어 기쁩니다. 하지만 이 상은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받을 수 있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몸담았던 봉사동아리 ‘푸른얼’, ‘열린치과봉사회’(이하 열치) 동료 여러분 등이 함께 노력한 덕분입니다. 이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52회 청룡봉사상 공모에는 경찰 88명, 일반인 51건 등 총 139건이 접수됐으며 최종 본선심사에서 7명의 심사위원이 충상1명, 신상1명, 용상 3명, 인상2명, 의상2명 등 모두 9명을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했다.

신 원장은 서울치대 재학시절부터 무의촌, 노숙인, 탈북민, 무의탁 노인 등 우리 사회 의료 소외계층을 40년 넘게 무료로 진료해온 이력을 인정받아 52회 청룡봉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남북하나재단에서 나를 청룡봉사상 후보로 추천했다. 심사위원회에서 실사를 나오기 전까진 추천 사실조차 몰랐다”고 그간의 경과를 전했다.


신 원장은 그동안 의료봉사뿐 아니라 거액의 기부금을 내어 치과계의 귀감이 돼 왔다. 그는 지금까지 열치에 2억원, 남북하나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다.

신 원장은 올해 열치 주관으로 열린 자신의 ‘고희연’이 있기 전까지 이런 사실을 아내에게 숨겨 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를 나중에 알게 된 아내가 흔쾌히 이해해준 데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지금까지 이런 기부 사실을 가족에게 숨겨왔어요. 그런데 올해 고희연을 하면서 이 모든 내용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죠. 너무 고맙게도 아내가 이해를 잘 해주더군요. ‘그 돈을 허튼 데 쓰지 않고 봉사하고 남을 돕는 데 썼으니 다행’이라고 얘기해줬어요(웃음).”

신 원장은 청룡봉사상 수상으로 받게 되는 상금 1000만원도 전액 기부할 계획이다. 그는 이미 남북하나재단에 500만원, 대한치과의사문인회에 200만원, 나머지 300만원을 열치 식구들을 위해 쓸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이런 그에게 자신의 삶에서 봉사와 나눔의 의미를 물었다. 그러자 “봉사라는 것은 마음에서부터 진정 우러나와 이뤄져야 한다. 또 단순히 ‘내가 남을 도와준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떠나, 우리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등을 생각하는 자기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신 원장은 앞으로도 치과의사로서 의료봉사에 힘쓰는 동시에 우리 사회 전반에 나눔과 봉사의 문화가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앞으로 남북 민간교류가 활성화되면 열치 등과 함께 대북사업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신 원장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끝에 이런 말을 남겼다.  “이 상은 저한테 주어진 상이라기보다,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의료 소외계층을 위해 진료봉사에 힘쓰고 있는 대한민국 모든 치과의사들에게 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분들이 앞으로 이런 상을 더 많이 받음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치과의사가 봉사의 대명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