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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끄는 남북의 변화, 치과계가 이끌자

시론

최근 남북문제가 통일의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올 초만 해도 미사일 발사, 핵무기 완성 등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에 있었던 상황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동시 입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 북미 대화, 남북철도 연결 가능성, 체육 교류 등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필자도 10여 년 전부터 민주평통 자문위원 일을 하고 있고, 현재는 노원지회 제1 지회장을 하면서 통일을 염원하고 대비하고 노력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도 남북구강보건의료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평양적십자병원 현대화사업, 개성공단 구강보건의료사업 등을 2016년까지 열심히 하였고, 지금도 계속 노력하고 있다.

사단법인 열린의사회에서 겪은 해외 봉사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아 남북문제는 민간부문에서 협력의 물꼬가 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북의 철도가 연결되어 한반도종단철도(TKR)가 되고, 중국횡단철도(TCR)-몽골횡단철도(TMGR)-만주횡단철도(TMR)-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된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15차례에 걸쳐 몽고에서 행한 의료봉사의 기억이 새롭다.

지금은 치과의사가 되어 환자를 직접 돌보는 아들이 중1 때, 같이 몽골 드루노고비에 갔었다. 말을 타고 이틀을 달려와서 드루노고비에 도착했고, 새벽에 지친 몸을 일으키자 아침 7시부터 1천여 명이 진료를 받기 위해 땡볕에 줄을 서서 진료진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 광경은 당시 중1인 아들은 물론 필자에게도 큰 충격이었고 보람이 되었다. 아마 아들은 그때부터 치과의사의 꿈을 키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맨 처음 갔던 몽고의 울란바토르 항울병원, 아르항가이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들과 함께한 아름다운 추억, 흡수굴에서의 진료와 당시 몽골 보건복지부 장관 별장에서 그곳 사람들과 가졌던 잊지 못할 모닥불 파티 등의 기억이 새롭다.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에서의 진료 봉사에는 파란 눈의 치과대학 학생들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기도 했고,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마을에서 중학생인 딸 같은 학생에게 전치부 레진 치료를 해주었더니 울음을 터뜨리며 고마워 한 동포에 대한 추억, 그리고 태국으로 봉사 갔을 때 너무 맛있는 과일과 진료 후에 가졌던 순박한 태국 사람들과의 좋은 추억도 기억난다.

최근 많은 의료 봉사단체가 몽고와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서 아름다운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안다. 의료봉사만큼 민간교류에 좋은 방법은 없으며, 하면 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일이 봉사인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치료 위주의 의료봉사보다는 구강 보건교육이나 의료진에 대한 교육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남북이 해빙무드를 타는 지금 이 시기야말로 치과계나 의료계의 봉사단체들과 치협, 의협과 정부가 공동으로 노력하여 북한에 의료봉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민간교류에 있어서 제일 중요하다.

구강검진과 함께 환자 교육과 치과의사에 대한 교육 등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대비를 미리미리 함으로써 우리하고는 다른, 북한의 러시아식 치과 교육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다.

우리가 해외에서의 의료봉사를 통해 좋은 이미지로 국위선양을 한 만큼 앞으로는 북한 개성공단과 금강산에서의 의료봉사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또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진심이 통하는 관계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이것으로 우리의 소원인 통일이 이루어지는 바탕을 우리 치과계가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병기 좋은얼굴 최병기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