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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카페 횡포에 맘 다치는 치의들

‘태권도맘충’ 사건이 촉발한 맘카페 횡포
입 소문이 흥망 좌우하는 치과가 먹잇감

“학원 어린이차량 난폭운전 화가 나네요!”

최근 경기도 한 맘카페(학부모 등 엄마들의 인터넷 카페)를 강타한 이른바 ‘태권도맘충’ 사건이 곳곳에 일파만파 퍼지면서 그동안 잠복해 있던 맘카페에 대한 치과계의 여론도 들끓는 모양새다.


태권도 사건은 이렇다. 경기도 한 지역에서 태권도 학원 차량이 난폭운전을 해 아이들이 걱정된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엄마들의 공분을 샀다. 한 회사 옆의 차로를 점유하고 서 있는 트럭을 향해 태권도 학원 차량이 난폭운전을 하고 경적까지 울렸다는 설명이다. 게시글을 올린 맘카페 회원은 회원들을 독려하면서 해당 태권도 학원 측에 항의를 유도했다.

그런데 그 후에 태권도 학원 측이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이 보도되고 상황이 역전된다. 실제로 난폭운전은 없었으며, 게시 글을 올린 회원은 트럭이 주차돼 있던 식품회사의 오너 일가였던 것. 이런 사실이 밝혀지고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그 회사를 몰아내자는 목소리가 커졌고, 맘카페에 대한 성토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 ‘싸가지론’에 걸리면 답이 없다

현재 이른바 맘 카페는 3만 여 개에 이를 정도로 성황이다. 가입자 수가 수십 만에 이르는 대형 카페에서부터 몇 백명에 이르는 지역 소규모 단위까지 세분화돼 있다. 요새는 인스타그램 등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유저들이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개원가 역시 맘카페의 주 타깃층 가운데 하나다. 우선 치과의 입지 요건 중 아파트 상가 등 베드타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데다 이런 곳은 특히 학부모의 입소문이 치과의 흥망을 좌우하기도 한다. 정보를 얻고자 하는 수요층도 많으며, 정보에 대한 신뢰도도 높은 편이라 소위 ‘한 번 찍히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게 개원가의 목소리다. 

사실 이런 경험을 갖고 있는 원장들은 부지기수다. 맘 카페에서 치과의사를 검색해보면 대개는 ‘싸가지론’으로 수렴된다. 최근 경기도 한 신도시 맘 카페에 올라온 글도 다르지 않다. “치과에서 생긴 일 때문에 집에서도 심장이 두근”이라는 글에서 게시자는 “아이 구강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소독해 놓은 트레이뚜껑을 두 번 열어서 봤는데 원장이 아이를 향해 야! 나가!라고 외쳤다. (중략) 지금이라도 가서 사과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게시자는 댓글로 해당 치과의 위치를 설명한다. 해당 카페에서도 논란이 존재했는데, 소독한 기구를 만지는 어린 환자를 교육하는 것도 의사의 일이라는 것과 말투가 지나쳤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수도권에서 개원하고 있는 A원장의 경험담도 비슷하다. 그는 자신의 치과가 어떤 여론인지 궁금해 맘카페에 들어갔다가 식은땀을 흘렸다. 병원에 내원한 한 환자의 보호자가 ‘싸가지’를 운운하며 악플을 생산하고 있었던 것. A원장은 “내용을 보니 여의사가 왕싸가지다, 처음엔 자기 애들한테 잘 해주다가 소리 지르면서 나가라고 하더라, 의사 인성이 덜 된 것 같아서 이제 안 다닌다, 등등 너무 기가 막힌 내용들이었다”고 전했다.

경기도의 B원장 역시 “내원을 한 아이가 바퀴달린 신발을 위험하게 대기실에서 타고 있길래 여기서 타면 안 된다고 조용히 타일렀더니 맘 카페에서 우리 치과를 욕하는 글을 써서 경악했던 적이 있다. 특이했던 건 글쓴이가 아이의 엄마가 아니라 아빠였던 것”이라고 전했다.

맘카페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한 주부 C씨는 “지역맘카페에 올라온 병원에 대한 친절도나 후기가 병원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면서 “아무리 실력이 좋은 곳이라도 의사가 무뚝뚝하다거나 인성이 별로라는 얘기가 올라오면 그 병원은 절대 가지 않는다. 하다못해 누웠을 때 뽀로로라도 틀어줘야 인기 있는 치과의 조건이 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런 ‘인상비평식’ 여론몰이에 한번 걸려들면 심대한 타격을 입는다는 점이다. 업무방해나 심각한 명예훼손이 아니면 딱히 법적으로 처벌하기도 힘들다. 이마저도 한 전문가는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유포 혐의를 증명하기가 어렵고, 소송 비용이 이득보다 커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한계점을 지적한다.

서울의 D원장은 “부지불식 간에 피해를 보는 의사들을 구제할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 주관적 평가라는 게 느낌인데, 이 느낌만 갖고 치과를 맹폭하는 경우에 원장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평소에 치과명을 검색해 보거나 여론을 살피면서 모니터링해 예방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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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