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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라면이 가장 맛있으신가요?

시론

오래 전 외국 컨설팅업체의 소비자 조사단으로 활동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색을 좋아하는가, 여행지는 어디를 좋아하는가와 같이 두서 없는 질문들을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진행합니다. 왜 이러한 것들을 묻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 설문이 어느 회사의 의뢰를 받았는지 역시 비밀입니다. 그렇게 사진도 보고 동영상도 보면서 설문에 응하다 보면 맨 마지막 즈음에 자동차 회사에서 진행하는 새로운 차량의 광고 컨셉과 내외부 색상 결정을 위한 조사인 것을 알게 됩니다. 이렇듯 제품을 개발하고 광고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조사하는 일은 오랫동안 행해져 왔습니다. 어떤 제품을 원하시나요? 어떤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나요? 소비자에게 이러한 것들을 묻고 정리하는 정성조사가 과연 의미가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라면이 가장 맛이 있을까요? 사발면과 끓여먹는 라면 중 어느 쪽을 더 좋아하십니까? 신라면보다 고급지고 비싼 신라면 블랙이 더 맛이 있다고 느끼시나요? 사람마다 그 답은 각기 다를 것이며 누군가는 비행기에서 주는 컵라면이 가장 맛있다고 대답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라구’라는 스파게티 소스 업체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원조 토마토 소스는 상당히 묽고 건더기가 거의 없습니다. ‘라구’는 정통에 가까운 소스를 소비자에게 공급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덩어리가 많은 스파게티 소스를 출시한 ‘프레고’라는 회사에 시장의 많은 부분을 빼앗겼습니다. 소비자의 선호도는 하나가 아니라 다양한 그룹으로 나눠진다는 것이었고 이를 Horizontal segmentation이라고 합니다.

환자에게 어떤 치과를 선호하는가 혹은 어떤 치과에서 치료를 받고 싶은가를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들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치료비가 싸지만 치료는 잘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끝내며 병원 시설이 좋고 의사가 잘생기거나 예쁘고 친절하며 교통까지 편리하고….그 외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리는 그 동안 그러한 환자들의 단편적인 대답만을 좇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瞽馬聞鈴(고마문령: 눈 먼 말이 앞에 가는 말의 방울 소리를 듣고 그대로 쫓아간다)의 형상으로 달려가던 길 끝에서 우리는 동료들의 모습을 봅니다. 많은 투자를 하여 좋은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중심가에 위치한 대형치과, 덤핑과 하루 만에 된다는 교정과 임플란트 광고, 심지어는 잘생기거나 예쁜 직원을 채용한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누군가는 환자들을 버리고 자취를 감추었다는 뉴스를 만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파게티 소스의 선호도와 같이 우리 곁에는 다양한 그룹의 환자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장을 보면 그 치과의 환자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짐작 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 또한 그렇습니다. 소위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치과를 운영하는 선배들의 치과 대기실에 앉아있다 보면 직원과 환자와 원장이 모두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곁에는 자신의 치아와 입안을 세심하게 살펴주고 건강에 대해 염려해주는 치과의사를 애타게 찾는 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양질의 진료에 대해 적정한 치료비를 지불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진 환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비싸지만 나쁜 것은 있어도 싸고 좋은 것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고 있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좇고 있는지 내 주변에는 어떤 직원과 어떤 환자들이 모여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그 것이 내가 살아온 길이고 또 앞으로 나를 에워쌀 환경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가 좋은 직원과 좋은 환자들로 둘러싸여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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