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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베노 몽골

Relay Essay 제2316번째


매년 가는 몽골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우리 여수에는 올여름 비 한방울 않내렸는데 사륜구동으로 개조한 중고 스타랙스를 타고 가는 내내 몽골답지 않게 비가 세차게 내렸다. 붉은 용사란 뜻을 가진 울람바토르 공항에서 몽골의 정복자 태무진의 고향이며 우리의 목적지인 빈데르솜 까지는 초원길로 차로 하루가 꼬박 걸렸다.

울람바토르 공항에 늦은 밤 도착해서 치과의료 장비 통관 문제로 공항 세관원들과 옥신간신 하다가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중간 기착지인 게르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해년 마다 되풀이 되는 행사라 늘 그렇거니 하지만 올해는 유난을 떠는 것 같다. 뒷 돈을 주고 벌금을 내고 하면서 겨우 겨우 통관이 됐다. 우리나라도 옛날에는 그랬을까?

내년에는 좀 더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우린 아침 일찍 낡은 스타랙스에 몸을 싣고 빈데르솜으로 향했다. 초원에 폭우와 천둥번개가 우리를 반겨 주는 듯 연신 비를 뿌려 댔다. 첫날 빈데르솜에서 치과진료를 시작 했는데 발치와 레진 충전을 얼마나 많이 했던지 하늘을 보니 새가 여러 마리 날아가는것 같았다.



진료 마감시간을 한참 넘기고 이제 진료를 마감한다고 하니 기다리고 있던 아이의 엄마가 눈물을 흘리고 우는 것이었다.

얘기를 들어 보니 아침 6시부터 기다렸는데 진료 끝날 때까지 치료를 못 받았다는 것이었다.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일정이 있어 짐을 챙기고 캠프로 돌아왔지만 영 마음이 좋지 못했다. 예수님이라면 그 아이를 끝까지 치료해 주었을까?

우리 치과 환자라면 새벽부터 와 기다렸는데 퇴근시간 됐다고 치료 안 해주고 보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데 캠프로 이정우 빈데르솜 선교사님 내외가 찾아와 내일 다음 치과진료가 있는 바양아트라솜으로 그 아이를 데리고 오겠다는 얘기를 하셨다.

바양아트라솜까지는 사륜구동 지프차로 2시간 거리인데 수고를 마다 않으시는 선교사님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8복중에 긍휼히 여기는 자는 긍휼이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 라는 구절이 있는데 긍휼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 우리 진료팀에게 다시 한 번 여기 몽골까지 온 이유를 생각해 보게 했다.

우리의 부족함을 채우시는 주님 우리의 부족한 열정과 긍휼을 채우시는 주님. 오늘 이정우 선교사님이 우리의 주님, 그 아픈 아이의 예수님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신정일 여수예치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