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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상호명 보면 시대흐름이 보여요

출신학교명 사용한 ‘서울치과’ 135개 가장 많아
상호명 작명시 빅데이터 활용 객관적 자료 중요

상가들을 지나다보면 치과의사의 성과 이름, 이니셜, 학교명을 포함한 치과의원 상호명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 개원한 치과들 중에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옥수수치과’, ‘서울이싫어내려온치과’, ‘아삭치과’, ‘이느낌치과’ 등 독특한 상호명을 사용한 경우도 눈에 들어온다. 이런 치과의원 상호명의 유행을 분석한 논문이 치협 협회지에 게재됐다.

‘치과의원 상호명의 시대적 변화’라는 논문이 최근 발간된 2018 치협 협회지 제12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공공데이터포털의 데이터를 활용해 공식기록이 존재하는 1946년부터 2016년 2월까지 치과의원 상호명 2만1686개를 빅데이터분석 R프로그램으로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1946년 ‘추치과의원’의 상호명 등록을 시작으로 2016년 2월까지 등록된 전체 치과의원 상호명 중 ‘서울치과’가 135개로 가장 많은 치과의사들이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우리치과’ 107개, ‘이사랑치과’ 102개, ‘연세치과’ 95개, ‘현대치과’ 93개, ‘굿모닝치과’ 84개, ‘중앙치과’ 84개, ‘유디치과’ 81개, ‘이치과’ 78개, ‘미소치과’ 76개 등으로 상호명이 사용됐다.

이를 연도별로 분류해보면 연도마다 선호하는 상호명이 다른 것으로 나타나 치과의원 상호명에도 시대의 흐름이 반영된 것을 알 수 있다.

2000년도 이전의 치과의원 상호명들은 성과 이름, 그리고 출신 대학명으로 요약된다.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70년대까지는 주로 박, 이, 조, 임, 정 등 개원의의 성과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성으로 상호명을 지었던 이유는 치과의원 자체가 희귀해 치과의사 이름만 대도 충분히 사람들에게 홍보가 됐기 때문이다. 1946년부터 1979년까지 인허가가 난 치과의원 수는 595개로 2006년에 996개의 치과의원 인허가가 났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70년대까지 성과 이름 위주의 상호명이 유행했다면 80년대와 90년대는 출신학교를 상호명에 사용한 사례가 늘었다.

80년대는 여전히 정, 박, 이, 중앙, 최, 김 등의 성이 많이 쓰였지만 서울, 연세 등 학교명 사용 또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90년대에는 연세, 서울 등 출신대학 상호명의 사용이 성과 이름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59년 서울대학교에 6년제 치과대학이 처음 설립된 이후 1967년에 경희대학교, 1968년에 연세대학교, 1970년대 이후 타 대학 치의예과가 신설된 이후 졸업한 치과의사들이 개원하면서 치과의원이 급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새로 개원하는 치과의원은 기존 치과의원들과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 출신학교명을 사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1980년부터 1999년까지 등록된 치과 상호명은 7494개로 1979년까지 595개의 치과가 개원한 것과 비교했을 때 10배 이상 늘었다.

치과계의 개원 경쟁은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더 치열해졌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15년 동안 등록된 치과의원 상호명은 무려 1만3588개로 단순히 출신학교를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어졌다.

당시에 개원한 치과의원 상호명을 살펴보면 치과에 대한 딱딱한 이미지를 상쇄하고 차별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들을 볼 수 있다. 상호명으로는 굿모닝, 이사랑, 미소 등의 단어가 주로 사용됐다. 이외에도 수, 이편한, 화이트, 행복한, 프라임 등 사람들이 기억하기 쉽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개원 치과 수의 급격한 증가로 치과 상호명도 다양해져 단순히 성, 출신학교 이외의 상호명이 등장한 것”이라며 “특히 2000년대에는 굿모닝, 화이트, 프라임 등의 영단어나 이편한, 행복한 등의 형용사가 등장한 것이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2010년도에 사용된 상호명들을 살펴보면 개원 경쟁이 심화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네트워크 치과의 확대로 ‘유디’ 상호명의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외에 우리, 서울, 이튼, 행복한 등의 상호명이 많이 사용됐다. 연구팀은 “2000년도 유디 여의도 지점을 시작으로 2010년대 폭발적으로 증가한 유디치과의 프렌차이즈형 지점 확대를 관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치과의사는 상호명을 통해 치과의원의 이미지, 가치관 정체성을 전달하며 치과의원을 탐색하는 잠재적 환자들에게 상호명을 통해 긍정적 영향을 주려고 노력한다”며 상호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시대에 맞는 치과의원 상호명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주관적인 자료에서 탈피해 객관적인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호명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