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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 한파 속 치과 배관도 ‘꽁꽁’

모터·배관 예방 점검 필수 일단 얼었다 하면 ‘큰 공사’


올 겨울 들어 최강 한파가 연일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치과 개원가에도 ‘동파주의보’가 발령됐다.

급작스러운 한파는 치과 내부의 ‘하드웨어’를 한 순간에 마비시켜 금전적 손실은 물론 환자 진료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우리 치과의 부주의로 인해 동파가 발생할 경우 아래층 상가의 피해까지 책임져야한다는 점에서 동파 안전 관리에 더욱 유념할 필요가 있다.

최근 수년 간 발생한 주요 치과 동파 사례들을 분석해 보면 주로 물을 공급해주는 가압 펌프가 터지거나 치과 내부의 물 공급라인이 얼어붙는 등 전형적인 동파 사고의 유형이 꾸준히 확인된다.

특히 노후 건물이나 상가에 치과가 위치해 있다면 상대적으로 외벽으로부터의 한기에 취약한 경우가 많아 내부 온기가 사그라진 연휴나 주말이 동파사고 관리의 고비다.

몇 해 전 동파를 경험했다는 치과의사 A 원장은 “치과 배관 동파로 물이 돌지 않으니 진료를 전혀 할 수 없었다. 응급복구를 했는데 이날 오전만큼은 치과의사가 아니라 배관공이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 영하로 떨어지면 일단 ‘심쿵’

배관이 터진 만큼 아래층 상가 등 이웃에 누수 피해를 주는 경우도 많다. 수도권 지역에서 개원 중인 B 원장은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지면 일단 가슴부터 써늘하다.

보일러를 외출로 설정해 놓지 않고 퇴근하는 바람에 3층 치과에서 동파가 발생했고, 누수 피해는 2층 한의원 진료실 천장과 사진관 바닥 카펫, 1층 약국 벽면과 천정 등에 광범위한 흔적을 남겼다. 이후에도 치과용 정수 시스템 장비의 수관이 터지면서 누수가 일어났고, 단단히 채비를 했을 때는 외벽으로 나가는 하수관이 얼어 터져 2층으로 역류하기도 했다는 하소연이다.

한 걸음 더 나가 C 치과의 건물주는 치과 에어컨 실외기 문이 열려 동파 사고가 발생하자 타 점포의 피해까지 묶어 수천만 원의 연대 책임을 질 것을 요구, 법적 분쟁의 문턱까지 갔다.

치과 동파 사고 책임에 대해 참고할 만한 판례는 있다. 지난 2010년 1월 서울중앙지법 민사32단독 이순형 판사는 동파사고로 피해를 입은 치과의사가 인테리어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3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동파사고를 당했을 경우 이를 고려한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시공업체가 80%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다만 “기온이 급강하는 경우 배관 등이 동파되지 않도록 보온조치를 취하거나 수도꼭지를 틀어놓는 등 예방조치를 취해야 했다”며 치과에도 20%의 책임을 지웠다.

# 압축공기·물 공급라인 ‘우선보호’

치과 기자재 업계나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압축공기와 물 공급 라인을 갑작스러운 추위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래된 복도식 건물에 위치한 치과의 경우 수도계량기 안에 헌 옷 등을 넣어 수도 공급선을 보호해야 하며, 차가운 외부 공기에 노출되는 출입문을 잘 단속하는 것도 필수다.

아울러 기계실이 외부 공기에 노출돼 있는 경우 온도감지방식 히터를 설치, 일정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는 조치라고 전문가들은 권장했다.

특히 물의 압력으로 작동되는 습식 석션기의 경우 얼었다가 녹을 때 발생하는 얼음 가루로 인해 석션기 내부 및 하수가 막히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치과 내 물 공급이 멈출 경우 모터에 치명적인 손상이 갈 수 있으므로 석션 모터의 사용도 중지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무엇보다 석션기의 급수 라인과 흡입관, 배수관, 하수관 등 핵심 라인은 헌 옷가지나 동파 방지 열선 등으로 동파 예방조치를 미리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우레탄 호스에 열선을 설치할 경우에는 열선이 우레탄 호스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같은 조치에도 급수 라인이 얼었을 경우에는 헤어 드라이기를 사용하되 반드시 충분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헤어 드라이기에서 나오는 고열이 배관을 아예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배수관이 얼어붙은 경우 체어 타구대를 통해 뜨거운 물을 붓게 되면 체어 배관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