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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화된 미세먼지 치과엔 ‘설상가상’

내부 오염물질 부유·실내 환기 불가 ‘이중고’
공기청정기·바닥 청소·석션 팁 좀 더 가까이


최근 겨울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치과 종사자들의 건강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aerosol)’에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더해지면서 공기의 질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지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사실 치과의 경우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근무 환경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데이터’가 가리키는 진실은 정반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펴낸 리포트에 따르면 실외 공기오염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370만 명)보다 실내 공기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430만 명)가 훨씬 많을 정도로 정체된 실내 공기는 매우 위험하다.

이처럼 치과 내부의 공기 질 악화는 진료를 받는 환자에게도 일정 이상의 영향을 주지만 하루 종일 근무를 하는 치과 종사자들의 경우 피해가 지속적으로 누적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 크다.

특히 침습적인 치료가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치과 진료의 특성 상 분진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환자들의 출입이 잦은 공간인 만큼 외부 미세먼지 유입 역시 많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해진다.

# 미세먼지 어플 들여다보면 “한숨”

즉, 보철물에서 깎여 나온 분진이 진료실 내의 유해 물질 등과 결합하고 이에 외부 미세먼지가 더해져 치과의사나 스탭들의 폐로 흡수될 수 있다는 게 예측 가능한 초미세먼지 시대의 ‘불편한 진실’이다.

특히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사용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외부 환기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정서적으로도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개원 중인 A치과 관계자는 “원래 냄새나 공기 질에 민감한 성격인데다 치과가 노후 건물에 위치하다 보니 창틀이 들떠 있다. 요즘 미세먼지 어플을 들여다보면 한 숨만 나온다”며 “평소에는 하루에 세 번 정도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는 편인데 지금은 엄두도 못 낸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B치과 관계자 역시 “크라운이나 덴쳐 레진 등을 삭제할 때 나오는 미세분진을 가까이서 보다 고개를 들어 뿌옇게 흐린 창밖을 보면 가슴이 더 꽉 막히는 심정”이라며 “외부 공기가 괜찮은 날에 비해 부유세균이나 부유진균, 포름알데히드 등에 더 극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난다”고 밝혔다.

# 먼지 발생원 ‘줄이고’ 습도 ‘높이고’

이 같은 상황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키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진료 시 나오는 분진을 줄이기 위해서는 집진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석션 팁을 작업점 가까이 대 주는 것만으로도 깎여 나가는 미세분진의 상당 부분이 감소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진료실에 최적화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한편 하루에 2번 정도는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되 만약 바깥 공기 질이 좋지 못할 경우 젖은 걸레로 바닥청소를 철저히 하는 등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컴프레서의 에어가 청결하지 못할 경우 진료실 내 공기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공기청정기나 가습기의 경우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진료 외 내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일단 미세먼지 발생원을 줄이는 한편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 주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패브릭 소재의 카펫 등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인테리어를 최소화하고 가습기 등을 통해 건조한 대기를 떠다니는 미세먼지를 잡는 게 일반적이다.

아울러 정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는 식물들을 내부에 배치하는 것도 환경에 따라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테이블야자’, ‘로즈마리’. ‘싱고니움’, ‘스킨답서스’ 등을 미세 먼지를 막는 식물로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