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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NS에 환자 이야기 올렸다 ‘큰 코’

비공개 운영 불구 언제든지 노출 위험 주의
정치·종교 발언 삼가하고 환자 공감 높여야

서울에 개원중인 최치원 원장은 과거 잘못 알려진 민간상식을 바로잡기 위해 자신의 SNS에 “치아미백을 위해 치아에 레몬을 문지른다니 이해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의도와는 달리 환자를 무시하는 느낌을 줘 자신의 병원 고객들을 불쾌하게 했던 당혹스러운 경험으로 남았다.

고객에게 의료인이 가진 신뢰성과 직업의식을 어필할 수 있는 SNS 사용법은 무엇일까. 김정아 이화여대 교수의 최근 발표한 논문 ‘소셜미디어 시대에서 의료전문직으로서의 품위 유지’에서는 의료인들이 SNS를 사용하며 유의해야 할 사안들을 설명한다.

논문은 앞서 제시된 사례처럼 평소 환자를 대하는 의사의 태도를 가늠할 수 있는 글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자는 의료인이 자신을 비웃거나 비난한다는 두려움에 병원 방문을 꺼릴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틀린 지식을 지적하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정치적, 종교적 신념에 대한 발언도 의료인이 주의해야 하는 내용 중 하나다. “A당을 지지하다니 믿을 수 없다”, “XX교는 이단이다” 등의 발언은 환자의 입장에선 의사가 환자를 대상에 따라 차별 대우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대중은 의료인이 환자에 대해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환자를 존중할 것이라는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이와 조금이라도 맞지 않는 의료인의 사생활이 공개되면 대중은 이를 개인의 취향이나 사생활로 받아들이는 것보단 의료인 전체의 잘못된 모습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또 SNS의 특성상 의료인의 계정이 비공개 또는 지인공개로 운영된다 하더라도 언제든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부분에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신상만큼이나 환자의 신상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 환자의 경과를 상세하게 묘사하거나 환자의 신상을 유추할 수 있는 요소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나친 감정이입도 환자와 의사 사이의 거리 유지를 해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충치 치료를 막연한 두려움으로 미루던 환자가 용기 내 치과를 방문해줬다. 최대한 조심히 치료를 끝내니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다. 이럴 때 치과의사의 보람을 느낀다”, “말기 암 치료를 받는 환자의 가족들이 희망을 놓지 않는 모습에 울컥한 하루다”라는 글은 연구진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SNS 활용법이다. 이런 일상 이야기는 환자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와 의료인으로서 신념을 가진 의료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김정아 교수는 “이처럼 적절한 방법으로 SNS를 활용한다면 의료인으로서의 품위도 유지하며 환자와의 라포를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SNS는 전파 및 재생산 속도가 다른 매체보다 압도적으로 빠르다. 이런 영향력이 글쓴이의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사용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