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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대책이 없을까?

기고

하루가 멀다 하고 날씨가 좋지 않아서 하늘만 쳐다본다.
파란 하늘이라야 숨도 좀 쉬고 활기찬 걸음으로 생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 텐데.
오늘도 핸드폰 미세먼지 알림에는 ‘ 매우 나쁘다’ 다.
‘매우 나쁘다’라는 말은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말이다.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해서 점심식사를 하러간다.
길에서 예쁜 아가씨가 말을 걸어온다.
휴대용 휴지를 나눠주며 “의료보험이 안되면 임플란트 한 개에 79만원입니다.”
휴지봉투에는 OO치과라고 스티커가 붙어있다.
“아가씨 내가 치과의사야. 이래도 되는겁니까?”
“아 죄송합니다.”
“아가씨가 왜 죄송해요.” 아주 간단한 대화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79만원이나 80만원. 만원이 더 많다.

비보험 수가가 치아 한 개당 120만원인데 그 사람은 저가의 진료를 내세워 환자를 유인해서 많은 수의 환자를 모아놓고 속된말로 덤핑을 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는 듯하다.

아주 싸다. 환자 한사람한테 무료 봉사한다는 거다. 물론 뼈 이식을 내세워 추가의 진료비를 받을 속셈인줄은 모르겠으나 아무튼 싸긴 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약삭빠른 사람이 살아남고 우직하게 정도로 가는 사람은 도태된다고 하는데 여기에도 그 말이 맞나보다.

일전에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선전용 팝업창이 뜬다.
△△플란트라면서 치과임플란트를 소개한다고 떴다.
호기심에 들어가 보았다.
상담사는 내원하여서 보아야 하지만 기본 치아 한 개당 65만원이라고 한다.
상담사는 상담만 하는 사람이라 자세한 진료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한다.
도저히 말이 안 된다.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길래 치과임플란트를 그렇게 저렴하게 해주고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치과임플란트 케이스가 14만개에 달한다고 한다.
시장이론으로 생각해보자.
임플란트를 이렇게 모두가 다 그렇게 싸게 한다면 치과계는 공멸이다.

자기 혼자 살고 남은 죽으라는 말인가! 그렇게 진료를 덤핑으로 하는 사람들의 뇌구조는 어떻게 생긴걸까? 심지어 일요일도 한달에 두 번 진료를 한다고 하니 치과계가 휴일도 없어지게 되었으니 할말이 없게 만든다.

날씨가 우중충하니 짜증도 나지만 이런일에 부딪히니 괜히 치과의사가 된 것이 후회스럽다. 이런 자존심도 없는 치과의사회에 뛰어들었다 생각하니 자괴감이 들 정도다.

나는 토요일 일요일 휴진을 하지만 자기 일정에 맞춰 적당히 쉬고 적당히 일하는 데는 할 말이 없지만 수가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정말 못 말릴 일이다.

이제 내 나이 70대 중반이니 나야 할 일을 다 했지만 치과계가 이 지경이 되었으니 어찌 할지 대책이 없다.

엊그제 전라도 광주에 갔다. 시내버스를 탔는데 병원 안내 멘트 광고가 많았다.

진료과목이 무엇이고 또 무엇을 잘한다고 광고를 하고 있었고 값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최소한 가격을 가지고 경쟁을 하지 말아야 우리들의 위상을 지키는 셈이 된다.

우리 스스로 자긍심을 갖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여유있는 치과계가 되었으면 한다.
 
유태영
유태영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