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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변화시키는 치의학

시론

인터넷의 발달로 실험실과 사회의 경계가 낮아지고 실로 많은 정보가 정제되지 못한 상태로 대중에게 노출되고 있다. 과학자의 90% 이상이 논문의 연구결과가 재현되지 않는 것을 확인한 경험이 있다고 하며 의학 분야를 포함한 과학 분야의 많은 논문이 재현성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새로운 지식의 발견은 미래를 위한 축적이 되기보다는 일정기간 대중의 관심을 받다가 사라져 가고 그 동안의 대중의 관심은 누군가에게는 경제적 이득으로 그 이후의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신체적, 경제적 부담이 되거나 사회적 부담이 되기도 한다.

현재의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준 경제발전의 뒷면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이 발전되어야 할 필연성과 결과물은 경제발전과 연결될 때 그 존재가치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대학에서의 연구 결과물인 논문과 특허의 정량적, 정성적 수준도 대학과 국가의 랭킹으로 반영되어 국가의 위상과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고, 노벨상에 대한 관심도 그 테두리에서 논의되어 왔다. 이와 같이 연구수준의 향상을 통한 경제발전이 과학기술의 주요 관심사가 될 때 연구 결과의 공공성 및 진실성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는 이차적인 잣대가 되기 십상이다.

현재 한국 과학기술계는 다양한 분야에서 선진국의 과학을 빠르게 추격하는 형태로부터 소수의 분야에서라도 과학적 발견을 선도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러한 변화는 과학기술 수준의 향상을 통하여 새로운 경제발전의 원동력을 얻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신 과학기술 연구의 목적을 사회문제(예: 기후 문제, 에너지 문제,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만들며 인류의 행복을 구현하게 하는 방향으로 수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연구의 중심을 국가나 국가 발전이 아니라 국민대중·인류 혹은 이들의 행복에 두어야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되고 과학을 선도할 수 있는 궁극적인 목적이 달성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의 변화는 우리 치의학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의 치의학도 선진국의 연구기술 개발을 토대로 성장해 왔고 국내 치의학 산업은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루어 의료기기 분야는 효자 수출품목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치의학 산업이 세계적인 변화를 선도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그 근본적인 원동력도 현재 기술의 작은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보다는 공공의 행복을 방해하는 치의학적 난제를 토의하고 정의하며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방향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될 수 있도록 대학과 치과의료 산업 및 치료현장에서 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즉, 치의학이 인간의 건강과 행복, 존엄성을 위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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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세상이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석기시대가 끝난 것이 돌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청동기나 철기와 같은 새로운 에너지가 등장하면서 끝난 것처럼,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면 조금 더 크고 강한 돌을 열심히 찾으러 다니다가 어느 날 또 다시 남들이 열어둔 새로운 시대를 힘들게 좇아가야 한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고홍섭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