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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 일탈행위 해소 자율징계권이 ‘정답’

치의 일탈 행위 공중파 방영…산산이 부서진 치과신뢰도
SBS 방송... 모 치과 진료행태 치과계 분노


지난 12일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추혜미(가명) 원장의 ‘수상한 진료’가 보도돼 파문이 일고 있다. ‘궁금한 이야기 Y’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영되는 S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공중파인 만큼 영향력이 상당해 방송 보도 후 관련 내용이 포털사이트 급상승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방송에 따르면 추 원장은 스케일링과 레진 등 간단한 치료만 해도 되는 치아임에도 8개에서 20개의 치아를 뿌리 가까이 갈은 뒤 철심을 박고 크라운을 씌우는 치료를 하는 등 과잉진료를 했다. 한 환자는 앞니에 난 흠집을 없애기 위해 치과를 찾았는데 앞니 9개를 가는 치료를 받았으며, 교정치료가 거의 끝나가는 또 다른 환자는 교정기를 제거하고 충치 치료를 받기 시작해 1년 만에 치아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게 됐다.
보도에 의하면 추 원장은 지난 2017년 10월 치과의원을 인수했으며 1년 8개월 만에 양도했다. 인수받은 치과의사가 파악한 과잉진료 의심사례는 약 80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방송에 출연한 이재현 치과의사는 “(치료가 진행되는 과정을 담은 사진을) 처음 봤을 때 팔에 소름이 돋았다. 처음 사진과 마지막 사진 결과의 갭이 너무 크다”고 소견을 밝혔다. 하지만 추 원장은 자신의 진료에 대해 환자들이 동의했으며, 문제가 없는 진료라는 입장이다.

# 복지부도 자율규제 찬성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먹튀치과에 이어 이런 비도덕적인 치과의사의 행위가 언론에 보도되자 치과의사들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보이지 않게 사회 곳곳에서 봉사하고 있는 선량한 치과의사들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결과적으론 치과의사 전체 신뢰도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한 치과의사 개인의 일탈행위로 치과의사 전체를 도매금으로 매도해선 곤란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또한 치과계 스스로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 역할이 강화될 수 있도록 자율징계권이 부여돼야 한다는데 힘이 쏠리고 있다.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는 “초등학생 때부터 십수년 간 윤리를 배워도 모두가 착해지지 않는 것처럼 치과의사에게 윤리교육을 강화한다 해도 개인의 일탈 행위를 없앨 수는 없다”면서 “치과의사 또는 전문가단체의 자체적인 윤리를 향상시키는 방법, 즉 자율징계권이 현실적으로 작동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협 또는 시도지부에서 문제가 되는 치과의사를 빨리 캐치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기전이 확보된다면 개인도 조심할 텐데 지금은 막을 방지책이 없다. 개개인의 윤리 향상보다는 치과의사 전체적으로 어떻게 자정작용을 할 수 있을지 큰 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전문가집단의 자율징계권 확보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조영대 보건복지부 구강정책과 사무관은 “과잉 진료 및 비도덕적인 진료에 대해 일일이 수사나 재판에 의해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자율징계권과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는데 원론적인 입장에서 동감한다”면서 “전문가집단의 자율적인 상호견제와 감독에 의해 문제가 제기된다면 그에 따라 복지부에서 처분을 내리는 것이 맞다. 다만 해당지역의 경우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에 해당하는 지역이 아니라서 어떤 식으로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철수 협회장은 이와 관련 “치협과 의협은 지난 5월 보건복지부와 MOU를 체결하고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의료인 자율규제 강화를 위해 협력키로 했다”면서 “광주지부와 울산지부의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실시해 최종적으로 자율징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피력했다.

치협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지부에 윤리위원회 개최를 요청했지만 해당 회원이 미가입 회원이어서 경기지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가입 회원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정부가 치협 및 시도지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재윤 홍보이사는 방송을 통해 “환자의 피해가 사실로 판명이 된다면 이는 치과의사의 품위손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윤리위원회를 열어 보건복지부에 징계를 요청할 수가 있다”면서 “이 치과의사에 대해서는 징계 여부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지부에 윤리위원회를 개최해 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지부 관계자는 “경기도 관내에서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해당 치과의사가 미가입회원이기 때문에 아무런 정보가 없어서 혼란스럽다”면서 “정부에서는 전문의제나 보수교육 운영에 있어서 회비와 연계시키지 말라고 하면서 회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주는 데는 소극적이다. 회원들의 시도지부 가입이 의무가 돼야 자율징계권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회원관리 측면에서 회원 가입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법적으로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의 추이를 보면서 어떻게 해 나갈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의과에서도 미가입 회원에게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 문제를 협회를 통해 어떻게 해결할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