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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도 ‘No Japan’ 바람 분다

원주 분회 일제 불매운동 스타트 업계 긴장
치과 재료 장비의존도 심각 대안마련 지적

일본의 갑작스런 경제보복 조치로 반일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치과계에서도 이와 관련된 다양한 움직임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차제에 일본산 치과의료기기 및 장비 사용을 자제하자는 이른바 ‘노 재팬’(No Japan) 운동이 지역 분회 단위에서 시작되면서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일본 발 긴장의 여파가 이제는 우리 치과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7년도 의료기기 생산 및 수출입실적 통계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우리나라의 의료기기 수출국가 중 4위, 수입국가로는 3위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수출액이 1억9791만 달러, 수입액이 3억4894만 달러로 수입이 수출의 2배 가까운 무역적자 기조다.

치과 분야로 범위를 좁혀 보면 재료 및 장비 분야에서의 일본 의존도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인상재, 지각과민처치제 등 재료는 물론 버, 근관장 측정기, 핸드피스, 엔도모터, 임플란트 엔진, 템포러리 등 둘러보면 일본 제품이 아닌 것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50대 치과의사 A 원장은 “최근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업체 관계자와 얘기를 나눠봤더니 치과의 진료 패턴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게는 절반 가까운 비중으로 일본 제품이 납품된다는 얘기를 듣고 매우 놀랐다”고 밝혔다.

# “수입 중단, 우리 치과계에 치명적”

관련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대책 회의를 열어 득실을 따져보지만 일단 외부적으로는 평온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A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 문제와 관련해 우리 유저들로부터 피드백이 없었고, 본사에서도 별 다른 지시나 언급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대로 일본과의 갈등이 심화돼 수입 절차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빚어지면 치과재료의 가격 상승이나 품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원가의 불안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 돼 수입 중단 등의 극단적 조치가 가시화 된다면 진료 차질 역시 불가피한 것 아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비록 대체할 만한 국산이나 기타 해외 제품이 있다고는 하지만 한 번 썼던 재료를 계속적으로 선호하는 우리 임상가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그 자체로 치명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원의 B 원장은 “대체품을 사용하면 된다고 하는데 몇 해 전 벌어졌던 ‘ZOE 사태’를 뒤돌아보면 그 심각성을 미리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우리 치과계도 이번 기회에 대일 의존도의 심각성을 냉정하게 인식하는 한편 그에 따른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장기화 대비 루틴 바꾸자” 캠페인 전개

치과의사 사회가 이 같은 상황을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캠페인’에 나서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원주지구치과의사회(회장 김봉균·이하 원주분회)는 지난 10일 분회 소속 원장과 치과위생사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과용 일본제품 불매운동 결의대회를 가졌다.

특히 원주분회는 치과용 일본제품 목록과 대체제품목록을 작성해 94개 치과, 115명의 회원들에게 배포, 이 같은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단초를 만들었다.

김봉균 원주분회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본회 소속의 한 회원이 제안을 주셨고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시행을 의결했다”며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이런 불매운동이 일본에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회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합리적인 불매 운동으로 이미 구입한 재료나 장비는 그대로 쓰고 앞으로 구매할 때 일본산을 대체할 국산 제품 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자는 취지”라며 “장기화 될 사태를 대비해 이 같은 습관을 만들자는 것이지 동참하지 않는 주변 치과의사들을 매도하거나 비난하자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악화된 한일 관계가 더 나아갈지, 여기서 멈출지를 지켜보며 우리 치과계의 고민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