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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미래다

IMF로 나라의 앞날이 풍전등화일 때 즈음 모교에서 교수직을 시작하였다. 사회의 모든 조직과 기능은 변화를 요구하였고 요구받았고 대학도 그랬다.

 

잘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넘어 국제적인 수준의 연구논문 성과를 요구받았고 동시에 더욱 많은 진료업무를 해야 했으며 대학과 대학병원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성과를 홍보해야 했다.

 

선진국의 앞선 대학들이 지식의 추구라는 상아탑에 머무르지 않고 경제적, 사회적 가치의 창출을 대학의 존재 이유로 보고 진화하고 발전해 온 과정을 우리나라의 대학은 외부 환경의 변화와 요구에 의해 급속한 변신을 해야 했다.

 

성과와 실적 위주의 대학운영은 성과지표가 불분명한 학생교육 분야에 문제점을 야기함을 모두가 인식하고 이에 대한 개입을 통해 균형을 찾는 시기를 거쳤고, 기존 지식체계에 뚜렷한 변화와 영향을 미치는 우수 논문의 중요성과 가치를 공감하게 되었으며 대학이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를 넘어 개발도상국을 지원해야 하는 필요성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렬해지는 환경의 변화는 대학이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무엇이 되고자 하는” 욕망을 꺾기 힘들게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앞선 교육을 제공하면서 매력적인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고, 새로운 지식을 발견함과 동시에 기업과의 협력이나 자문을 통하여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야 하며, 진료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사회에 대한 봉사와 함께 정부 혹은 관련 기관에 자문해야 한다.

 

이와 함께 빅데이터와 AI를 우리 학문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하고 교수창업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창업을 가르쳐야 한다고 하며 노인 시대를 대비한 교육내용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하고 이에 따른 법규와 제도의 개선을 위해 대학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빠른 변화의 시대에 대학에 대한 요구도가 커질수록 해내어야 하는 일은 더욱 파편화되고 대학의 정체성은 흐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녕 “우리의 교육이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것”이 분명하다면 현재에 다루어야 하는 일의 무게와 조각이 얼마인지 간에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의 배양”, “말하기와 글쓰기를 통한 지식의 전달 능력 배양”과 “리더십과 배려심의 배양과 자아성찰”과 같은 변하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대학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강의실과 진료실에서, 봉사가 이루어지는 필드와 식당에서 교수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으며 정말 정성을 들인 만큼 그만큼의 성과가 나타난다.

우리 모두 모교가 있다. 그 곳에 가면 우리의 과거가 있지만 그 곳이 우리의 미래다. 대학이 미래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