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왕국에
마당에 새떼가 날아와서
빛나는 눈빛과 알 수 없는 언어로
이 땅의 주인처럼
나의 존재에 끼어들고 있다
구름 속에 숨어 산을 넘고
바람 타고 강 건너온 무리
내가 왕이고 싶은 내 땅과
내 나태를 잽싸게 낚아챈다
새들이 짝지어 부르는 노래
사랑의 연극같이 보이지만
시시때때로 지쳐 울부짖는
내 속내보다 즐거워 보인다
나를 점령하고
깃발을 높이 펄럭이며
식민지가 된 내 마음에
사랑의 등불 켜놓고 간다.
김영훈
-《월간문학》으로 등단(1984)
-시집으로 《꿈으로 날으는 새》, 《가시덤불에 맺힌 이슬》, 《바람 타고 크는 나무》, 《꽃이 별이 될 때》, 《모두가 바랍니다》, 《通仁詩》 등
-대한치과의사 문인회 초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