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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치과적 개혁

이재용 칼럼

지난 2년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름의 사회경제적 개혁정책은 다양한 찬반의견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치과계에는 ‘보조인력 구인난에 따른 경영악화’라는 한파를 가져왔다. 모든 개혁에는 양면성이 있을 수 있는 바, 두 번째 직선제 선거를 앞두고 진정한 치과적 개혁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어느 사회나 개혁은 필요하다. 개혁은 계속 새로워져야 하는 것이지만 그 내면은 실천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명제를 가지고 있다. 끊임없이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사회 속에서 변화의 속도를 체감하기 힘들 수 있지만, 사회는 계속하여 변화하고 있고 그 중심축은 개혁 속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지난 십여년을 돌이켜볼 때 과연 치과계는 개혁되었는지, 새롭게 거듭났는지 바라보자. 건강보험의 굵은 관점에서보면, 치과계 전체가 반대했던 틀니 보험, 연1회 치석제거술, 임프란트, 광중합 레진충전 급여화는 개혁의 수단으로써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 주었는가? 또한 개혁의 대상이자 변화의 대상이 되었던 치과의사들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왔는가? 찬반의 격렬한 논란 속에서 묵묵히 소임을 수행한 협회 임직원들은 정부 관계자들과 같이 치과의사들을 대표하는 변화의 대상이 아니라 개혁의 주체로 볼 수 있지 않은가?


빌 게이츠는 ‘지난 50여년의 변화보다 앞으로 10년의 변화가 더 클 것이다’라고 저서에서 밝힌 바 있다. 다가올 10여년동안 치과계도 계속 변화의 바람을 맞이할 것이다. 다만 그 속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번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논란’의 관점에서 이 개혁의 속도와 관련한 효과는 여실히 나타난다. 2017년까지 5~8%에 그치던 최저임금은 2018년 16%에 달하는 급격한 상승률을 가져왔고, 현재 치과계에 이러한 한파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급진적 변화이자 개혁이 가져오는 부작용으로, 환자에게 적당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여해야 하는데 과다 투여한 상황으로 설명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치과계도 마찬가지이다. 지역과 계층에 따라 회원들 중에는 급격한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도, 점진적 개혁을 원하거나 변화를 원치 않는 사람도 많이 있다. 협회는 이러한 모든 치과의사를 아우르는 곳이자 점진적으로 발전하여 나아가도록 이끌어 가야하는 곳이기에 너무나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기가 쉽지 않다.


선거철이면 항상 나오는 ‘개혁’이라는 단어에 깜짝깜짝 놀라며, 과연 어떠한 개혁을 이야기하는 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이 ‘개혁’이 회원들에게 개혁을 하라고 하는건지, 개혁의 주체로서 항상 발전하며 나아가고 있는 협회에게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더욱 더 속도를 높여 변화를 하라는 것인지 혼란을 가져다 준다.


최근 자기 병원, 가족을 내팽개치고 급여도 받지 않으면서 3년씩 중독자처럼 일하다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몸을 상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말 못하는 이유로 회무를 위해 열심히 하다가 고발당하는 경우도 있는 집행부 임원들과 좋지 않은 근무조건과 박봉에도 불구하고, ‘치과의사’들의 권익을 위하여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특정하는 일이 있었다. 치과계를 조금 더 발전시키려는 의욕에는 항상 감사를 드리고 있으나, 그 표현에 마음이 아프고 속상한 마음에, 내심 ‘말실수’이시길 바라고 싶다.


일개 치과의원 원장들이 대부분인 협회 임원들이 수십년 경력의 정치가들이나 행정가들에 비해 항시 옳은 행동과 판단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나 협회를 위한 제대로 된 행정과 정책추진을 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의 기간동안 몇 명을 키우고 성장시킨다는 시각에서 접근하고 투자해야 한다. 또한, 회원을 위한 희생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지 않고 바르지 않다는 전제와 형사적 처벌을 전제로 할 경우 훌륭한 인재들은 봉사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고, 설령 일을 하더라도 위축이 되리라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치과계의 입장에서 진정한 개혁은 내홍이 없도록 하고, 대표자인 임직원들이 사심없이 회무를 위해 열심히 뛸 수 있도록 하여, 점진적으로 치과의사들의 삶이 더 악화되지 않고 조금씩 나아지도록 하여 얻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치과계가 바르게 화합하여 하나되어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