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코로나 바이러스를 묵상하며

릴레이수필 제2391번째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정복할 때 스페인의 잔혹한 정복자들에 의해 희생된 원주민들도 많았지만 그보다는 스페인의 잔혹한 세균에 의해 희생된 원주민들이 훨씬 더 많았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 “총, 균, 쇠”에서, 유럽인들이 신세계를 정복할 때 유럽의 총칼에 의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아메리카 원주민보다 유럽의 병원균에 의해 병상에서 목숨을 잃은 원주민 수가 훨씬 더 많았다고 역사적 사료를 들어 설명했다.

 

다른 대륙에 살았던 인류보다 유라시아인들은 오랫동안 가축과 더 밀접하게 살았기 때문에 가축으로부터 각종 병원균이 다양하게 진화하였고, 조밀한 인구 집단이 신대륙보다 일찍 발생하여 대중성 전염병이 진화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일찍이 충족되었다는 것이다.


인류와 미생물은 항상 역사를 함께하여 왔다. 미생물이 인류를 지배했을 때도 있었고 인류가 미생물을 극복할 때도 있었다.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그동안 세상을 지배했던 강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한 가치와 우선 순위를 온통 뒤바꿔 놓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삶도 다소 혼란스럽다. 갑자기 어지러워진 지금을 어떻게 잘 지낼 것인가? 묵상해 본다. 그래서 찾은 무스타파 달렙의 글을 인용해 본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라 불리는 작은 미생물이 지구를 뒤집고 있다.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인가가 나타나서는
자신의 법칙을 고집하면서 모든 것에 새로운 의문을 던지고
이미 안착된 규칙들을 다시 재배치한다.
다르게... 새롭게...

 

(중략)

 

순식간에 우리는 매연, 공기오염이 줄었음을 깨닫게 되었고
시간이 갑자기 생겨서 뭘 할지 모르는 정도가 되었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으며

 

일은 이제 더 이상 삶에서 우선이 아니고,
여행, 여가도 성공한 삶의 척도가 아님을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는 곧 침묵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했으며
‘약함’과 ‘연대성’이란 단어의 가치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가난하거나 부자거나 모두 한 배에 타고 있음을...

 

시장의 모든 물건들을 맘껏 살 수도 없으며 병원은 만원으로 들어차 있고
더 이상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들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는 우린 모두 똑같이 연약한 존재일 뿐이라는 것도...

 

그런 식으로 단 며칠만으로 세상에는 사회적 평등
(이전에는 실현 불가능해 보였던)이 이루어졌다.

 

공포가 모든 사람을 사로잡았다.
가난한 이들에게서부터 부유하고 힘 있는 이들에게로
공포는 자기 자리를 옮겼다.
우리에게 인류임을 자각시키고 우리의 휴머니즘을 일깨우며...

 

(중략)

 

인간은 그저 숨 하나,
먼지일 뿐임을 깨닫는 것...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의 가치는 무엇인가?
이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나?

 

섭리가 우리에게 드리울 때를 기다리면서 스스로를 직시하자.
전 세계가 하나같이 직면한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서
우리의 Humanity가 무엇인지 질문해보자.
집에 들어앉아 이 유행병이 주는 여러 가지를 묵상해보고
살아있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자.
(“흔들리는 인류, 무너지고 새로워지는 인류” 중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현재 전 세계의 경제를 뒤흔들고 인류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가깝게는 치과 경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아직은 이 바이러스의 위험을 생각할 때이지 우리에게 던져주는 이로움과 의미를 찾아 묵상하는 것이 때 이른 “헛소리”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쩌랴? 대책이 없는 것을!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영리한 인류는 대개 그랬던 것처럼 COVID 19를 곧 극복할 것이다. 그 때까지 다소 힘들고 불편한 일상을 보내야 한다. 이 위기의 시간! 달렙의 글을 깊게 묵상하며 값어치 있게 지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