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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 새로운 어시스트, AI를 소개합니다

 

지난 회에서는 전반적인 AI의 변화와 적용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제는 독자분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치과영역에서의 적용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치과의 특성은 독자분들이 가장 너무나도 잘 아시는 것처럼 유니트 체어를 중심으로 치과의사 1명과 치과위생사 1명의 보조를 받아 이루어지지만 이는 술식이 단순해서가 아니라 구강 환경이 좁고 처치 부위가 세밀하기 때문일 것이다.

 

치과의 치료 대상인 치아는 다른 장기와 달리 사랑니를 제외하고도 28개로 개수가 많고 그 변이가 많기 때문에 치주 조직의 예후를 평가할 때 전체 치아와 각각의 치아의 예후가 서로 다르다. 게다가 호문쿨루스의 개념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감각 신경이 매우 집약적으로 발달된 구강 환경을 재건하고 환자의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정밀한 테크닉이 요구된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시행하고 진료를 진행하고 후속 처치를 하기 위해서는 술자의 뛰어난 술기와 능력뿐 아니라 어시스트의 도움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글에서는 술자를 돕는 새로운 어시스트, AI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 치과에서 사용가능한 의료기기 알고리즘은 수완부 방사선 사진으로 골령을 판정하는 AI 알고리즘인 Vuno Med?의 BoneAge정도가 존재한다 (2018년 한국 식약처 승인). 그러나 그 이외에도 최근 많은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기에 이러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를 도와줄 AI 어시스트의 모습을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로 치과 AI 어시스트는 방사선 사진 또는 모형 스캔 이미지에서 치아를 탐지하고 치식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해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임플란트, 보철물의 연결부(pontic), 치관부가 없는 등의 다소 복잡한 상황의 치근단 방사선 사진에서도 높은 정확도로 치식을 추출하는 연구들이 발표된 바 있다.

 


두번째로 저선량 CT의 노이즈 감소, 금속 아티팩트 개선, 해상도 증강을 통해 치과 영상의 이미지 품질을 향상시킨 알고리즘에 대한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저선량 CT의 경우 저에너지 X선 입자가 산란되면서 노이즈가 생기고 흐릿해지는 단점이 있는데, 이 저선량 CT에 다수의 일반 선량 CT 이미지를 학습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노이즈를 제거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낮은 노출선량으로 환자에게 미치는 부담을 줄이면서도 일반 선량 CT와 비슷한 품질의 3차원적  이미지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금속 충전물 또는 보철물 등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 CT 촬영 시 발생하는 아티팩트를 보정하는 알고리즘 또한 발표된 바 있다.

 

 

 

한편 요즘 스마트 TV에 도입되는 해상도 증강(super-resolution) 알고리즘은 낮은 해상도의 영상을 화질저하 없이 고해상도의 영상으로 변환해준다. 이를 응용하여 기존 CBCT의 해상도를 실험 목적으로 사용되는 고선량의 micro CT의 해상도 수준으로 높임으로써 근관계 내부 공간에 대한 이미지의 정확도를 향상시킨 사례도 발표되었다. 요약컨대, 저선량 CT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나 금속 보철물이 있는 환자의 CT 이미지의 아티팩트를 개선하고 더 나아가, 근관계를 관찰할 수 있을 정도의 고해상도의 이미지 또한 활용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세번째로 AI는 의학 분야에서의 적용을 다룬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영상 내의 여러가지 이상 병변의 조기 탐지 능력을 치과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할 것으로 생각된다. 임상 사진, 방사선 사진 등 다양한 영상으로부터 치아우식, 치주질환, 전암병소, Sjögren 증후군을 탐지, 진단하는 알고리즘이 제안되었다. 심지어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 판독을 통해 경동맥의 죽상경화판(carotid atherosclerotic plaque)을 탐지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이용한다면, 치과에서 오히려 전신질환을 조기 진단하여 의과병원에 의뢰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치과 영역에서 적용할 수 있는 AI의 가능성은 거의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치과 내로 들어오게 된다면 정말 많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의 치료가 성공적으로 완결되기 위해서는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라는 말처럼 유유히 헤엄치는 백조의 물갈퀴가 끊임없이 움직이듯 치과의사와 진료 보조인력이 팀을 이루어 계획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요소들을 평가하고 고려하여야 한다.

 

이제 앞으로 제3의 어시스턴트로 팀에 합류할 AI의 도움과 조언을 참고하여 중요한 의사결정과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효율을 높이고, 향상된 치료 결과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치과의사의 삶의 질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다음 글에서는 마지막으로 AI와 미래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