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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틀니·임플란트 안녕하세요?

너무 비싼 것 아닌가?
건강보험 적용으로
본인 부담이 적다는 사실
아직 모르는 노인 많아

 


2017년부터 정부가 65세 이상 건보 적용 틀니·임플란트의 본인부담률을 30%로 낮추는 등 보장성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노인들은 강화된 지원정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지난 6일 코로나19의 여파로 폐쇄된 탑골공원 대신 종로구 종묘광장공원에 자리 잡은 그들은 마스크를 쓴 채 삼삼오오 모여 햇볕을 쬐며 바둑을 두고 있었다.


나란히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두 노인에게 다가가 최근 치아 건강 상태는 어떤지, 치과 진료를 잘 받고 있는지 물었다. 쓰고 있던 마스크를 내린 A씨가 갑자기 언성을 높였다. A씨는 “진료비가 얼마나 나올지 몰라 무서워서 안 가려고 했는데 그나마 가족들이 등을 떠밀어서 어쩔 수 없이 치과를 다니고 있다. 잇몸도 안 좋고 밥도 제대로 못 씹어 몇 달째 치과를 다니는데,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돈이 어디 있나. 금전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옆에서 얘기를 듣던 B씨도 말을 보탰다. 그는 “안 그래도 방금 오전에 틀니를 하고 왔는데 100만 원 정도 달라더라”며 “건강보험이니 본인부담금이니 뭐 그런 얘기는 잘 모르겠다. 치과에서 설명을 해주는 것 같긴 한데 어차피 들어가는 비용이니 그러려니 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기자가 확인한 결과 상·하악 틀니시술이었다. B씨는 노인틀니 시술내용보다는 소요된 비용만을 고려해 비싸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틀니를 보여주는 B씨의 입속을 보니 그의 삶이 보이는 것 같다.


종묘 근방에서 30여 명의 노인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이들의 구강 건강 상태가 열악하다는 것, 그리고 건강보험으로 틀니나 임플란트 진료를 비교적 값싸게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만난 노인들에게 40여만 원 대의 돈으로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자 긍정적인 반응들이 나왔다.


홀로 앉아 신문을 살펴보던 C씨는 “안 그래도 조만간 임플란트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비싼 것 같아서 망설이고 있었다. 그래도 이런 혜택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더 싸면 좋을 것 같지만 그 정도도 감지덕지하다. 빨리 치과에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C씨는 “한편으로는 병원이 비싼 재료를 써서 애초에 치료비를 많이 받으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되기도 한다. 막연히 비싸고 바가지를 씌운다는 생각들이 노인들을 치과에 가기 더 어렵게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노인들은 본인의 건강보다는 높은 비용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만큼 진료에 있어 경제적 부담을 상당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 논문에서는 노인의 미 충족 치과 진료의 비율이 30.3%로 나타났으며, ‘경제적 이유’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짚었다.


종로에서 개원 중인 김경진 원장(김경진치과의원)은 치과의 노력으로 이러한 부분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이미 본인부담금 관련 내용을 알고 오는 분들이 많지만, 혹시라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 진료 시 안내를 하거나 대기실에 안내문을 부착해 심리적으로라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