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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열 봉사상 수상 대구외국인노동자 치과진료소 “한국 따뜻함 세계 전할 것”

21개국 6700명 외국인에 치과 진료 봉사 펼쳐

 


“전 세계에 한국의 온정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9회 윤광열 치과의료봉사상에 대구 외국인노동자 치과진료소(이하 대구 외국인진료소)가 선정됐다. 수상 소식을 전하자 도기용 대구 외국인진료소 소장은 더 없는 영예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 외국인진료소는 지난 2004년 개소해 지난 16년간 21개국 6700여 명의 소외계층 외국인을 물심양면으로 돌봐 지역사회의 모범과 귀감이 돼왔다. 또 지난해 전국 약 900명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등 매년 환자가 증가해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이 치과 진료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도기용 소장은 “우리 사회에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가정 등 이주민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들 중 상당수가 의료사각지대에 놓여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대구 외국인 진료소 개소 취지를 밝혔다. 또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소득은 낮은데 보험 혜택은 누릴 수 없어,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한다. 특히 치과 치료는 더욱 사정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그 가운데 도 소장은 몇 해 전, 외국인 진료소를 찾은 유학생을 잊지 못한다. 그는 경제적 곤란을 겪는 데다 의료보험 혜택도 기대할 수 없어 치과 치료를 포기한 상태였는데, 우연히 소식을 접하고 대구 외국인 진료소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진단 결과, 그는 단순한 치과 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구강 내 종양이 자라고 있었다. 심지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악화한 종양이 상악동을 타고 두개골 하방까지 번진 상태였다. 도 소장은 환자 상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재빨리 대학병원에 연락, 수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고 다행히 환자는 1년에 걸친 치료 끝에 완치될 수 있었다. 도 소장은 이후 감사 인사를 전하러 온 유학생의 미소를 평생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도기용 소장은 “치과의사로서 재능을 대가없이 오롯이 환자를 위해 쓴다고 생각하면 보람차다. 특히 작은 호의가 긍정의 에너지가 돼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며 봉사의 즐거움을 이야기했다.


물론 어려운 점도 많다. 특히 언어의 장벽이 가장 큰 문제다. 한국어나 영어를 구사하는 외국인은 문제가 없지만, 그 외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의 경우 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돼, 환자가 의료진과 소통 가능한 동반자를 데려오는 방식이 정착됐지만 초창기에는 진료 시간이 길어지는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열악한 시설도 문제가 됐다. 한 번은 겨울철 배수관이 얼어 먼 길을 찾아온 환자를 돌려보낸 아픈 기억도 있다.


도기용 소장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동안 여러 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많았기에 숱한 문제 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치과계에서 가장 의미 있는 상 중 하나인 윤광열 치과의료봉사상을 수상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다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헌신적으로 봉사에 참여한 진료소 의료진과 소속회원 등 관계자 모두와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