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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벗어나면 더 많은 환자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리브러쉬(Re:Brush)’ 론칭 고성준 대표 인터뷰
정기적 구강건강정보‧관리용품 제공 예방서비스
교정과 수련 벗어 던지고 구강케어 스타트업 창업

 

“당신은 정열의 레드입니다. 새빨간 레드처럼 열정이 너무 흘러 넘쳐 당신의 입에서까지 살짝 피가 나는군요!”

소비자를 대상으로 최근 치과방문력, 증상이 있는 구강질환 등 구강타입 테스트를 거쳐, 이에 따른 구강건강특성을 ‘정열의 레드’, ‘시크한 블루’, ‘시원한 옐로우’ 등 16가지 색상에 비유해 재치 있게 제시한다. 그리고 그에 맞는 개별 맞춤형 구강관리정보와 칫솔, 치약 등 구강관리용품을 정기적으로 보내준다.

소비시대의 핫 트렌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를 구강관리용품 분야에 도입하고 있는 치과의사가 있다. 고성준 ㈜고차원 대표는 이 같이 잘못된 구강관리 습관을 가진 현대인에게 맞춤형 구강관리 제품과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리브러쉬(Re:Brush)’ 서비스를 오는 9월 9일 론칭한다.

고 대표를 만난 건 얼마 전 치협 대국민 홍보단 출범식에서. 고려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재학 당시 전국대학생연합 지식융합 동아리 ‘피보’ 청년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지식정보와 비즈니스를 연계하는데 관심 많던 청년은 학부를 수석 졸업 후에는 ‘삼성맨이냐, 치과의사냐’의 갈림길에서 전남대치전원을 택했다. 치전원 졸업 후에는 누구나 선망(?)하는 교정과에 들어가 수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다시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 찾아왔다. 대학시절부터 진로선택의 기준이 됐던 사람을 미소 짓게 하는 일, 그래서 나도 웃을 수 있는 일, 이를 사업으로 연계하는 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고성준 대표는 “다시 꺼내본 치전원 입학원서엔 희망 전공과목이 ‘예방치의학’으로 써 있었다. 예방치의학이란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으니 수련에 집중할 수 없었다. 정말 좋은 기회였지만 의국에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바로 병원을 나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예방적 구강케어사업에 골몰하기 시작했다. 구강건강과 관련해선 임플란트나 심미 등 치료방법 위주로 쏠린 국민의 관심을 예방으로 돌리면 어떨까, 언제까지 오래된 333 운동을 얘기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때마침 마케팅분야 전문가로 해외 주재원 생활을 하고 있던 20년 지기 친구 차동근 씨와 합이 맞았다. 둘은 중‧고등학교에 이어 대학교, 학부전공까지 같았던 광주 토박이들이다. 둘은 바로 ‘모든 비즈니스에서 한 단계 높은 고차원을 추구하자’를 모토로 스타트업 기업 ㈜고차원을 설립했다.  

 


ADA와 치협 사이트 등을 통해 구강관리와 관련한 최신 정보, 가이드 등을 찾아 정리했고, 치과의사로서 자신이 배운 지식과 인맥을 총 동원해 치주염이나, 구취, 충치 등에 특화된 칫솔과 치약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를 소비자 맞춤형으로 2주에 한번 흥미로운 구강건강 콘텐츠, 3달에 한번 개인 맞춤형 구강관리용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것이 바로 리브러쉬 서비스다. 환자의 구강건강 상태를 레드(치주염)‧블랙(충치)‧블루(시린이)‧옐로우(입냄새) 네 단계로 나누고, 환자설문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계속해 업데이트 된 정보와 제품을 배달한다. 이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고성준 대표는 “현재는 개인별 구강케어 단계에서 시작하지만 이를 점진적으로 전신 스마트 헬스케어로까지 발전시켜 가는 것이 꿈이다. 또 이와 관련된 빅데이터가 쌓이면 지역별 의료기관과 연계해 환자들에게 임상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고 대표는 “임상에서 활동하는 치과의사로 살면 내 환자만 봐야 하지만, 잘 갖춰진 예방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내가 직접 임상을 하지 않아도 더 많은 환자들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임상에서 벗어나 더 많은 환자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