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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수 폭포

수필

 

창덕궁 후원의 옥류천은 인조 때 만들었으며, 흐르는 물에 잔을 띄워 보내 잔이 닿는 곳의 사람이 시를 짓는 ‘유상곡수연’이 있고 작은 폭포가 있다. 이곳에 숙종의 오언 절구가 새겨져 있다.

 

폭포는 삼백 척인데
멀리 구천에서 내리네
보고 있으면 흰 무지개 일고
골짜기마다 우레 소리가 가득하네

 

창덕궁을 갈 때면 잠시나마 발길을 멈추는 곳, 폭포라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그곳에서 삼백 척 폭포를 생각하고 우레와 같은 소리 가득한 폭포를 연상한 숙종의 기개를 생각해 보는 명시다.


세차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으면 누구든지 마음 한편 시원함과 함께 물줄기에 몸을 던져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것이다. 자연이 주는 신비함과 그 힘에 마음속의 모든 욕심을 버리고 잠시나마 자연의 일부가 되는 작은 존재, 나를 발견하게 된다.


숙종의 시구를 이구아수 폭포 앞에서 생각한다.


리마 공항에서 4시간 정도 비행하여 이구아수 공항에 도착. 브라질 전통바베큐 식당에 들러 저녁 식사를 했다. 식단의 대부분이 육식으로 엄청난 양의 고기가 무제한이다. 파라과이의 영토였던 이과수 폭포는 1864년에서 1870년까지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의 삼국동맹과 파라과이 간에 발생한 삼국동맹전쟁(Guerra de la Triple Alianza)의 패전으로 인해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소유로 3등분 됐다.


전쟁에서 패배한 파라과이는 괴멸적인 피해를 입어 전쟁 전 53만 명의 인구가 약 22만 명으로 줄었으며 특히 남성 인구는 90%가 사망해 단 2만8천 명에 불과했다. 이 전쟁으로 파라과이는 멸망 일보 직전까지 몰렸다. 천하제일의 절경을 전쟁으로 잃었다. 그래서 이구아수 폭포의 관람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관광으로 하고 있다.


이구아수 폭포로 향하기 전 파라과이의 이타이푸 수력 발전소를 관람하였는데 그 규모가 상당하였다. 브라질과 공동으로 개발하였는데 전력의 대부분은 브라질에서 사용한다고 한다. 파라과이 경제가 약해서 전력수요가 아직은 많지 않아서다. 중국의 삼협댐이 건설 되기 전에는 세계 최대였다고 한다. 이곳을 지나 파라과이 최대 폭포인 살토 몬타이 폭포를 관람하였는데 낙차가 50m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서 폭포를 관람하였다. 이 폭포에서 검정 칼새가 거대한 폭포의 물줄기 사이를 거침없이 통과하면서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며 키우는 생존 전략에 감탄하였다. 이구아수 폭포에는 이런 검은색 칼새의 무리가 더욱 많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브라질에서 파라과이 국경을 넘는데 엄청난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생필품이 파라과이 쪽이 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는다고 한다. 가이드 말로는 파라과이에서는 갤럭시 노트9이 60불-65불 사이면 산다고 한다.


이구아수 하류에 위치한 폭포는 아르헨티나 이구아수 국립공원과 브라질 이구아수 국립공원으로 나뉜다. 두 공원은 1984년과 1986년에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높이가 100m를 넘는 이구아수 폭포가 일반인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1897년 이후 브라질군의 장교인 에드문두데 비루스가 이곳을 국립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주변을 정리하면서부터이다.


이구아수 강(포르투갈어: Rio Iguacu) 또는 이과수 강(스페인어: Rio Iguazu)은 남아메리카  파라나강의 지류 중에서 가장 장대한 흐름을 가진 강으로 브라질의 해안 산맥을 기원으로 하는 강이다. 전체 길이는 1,320km에 달한다. 브라질 해안 산맥을 시작으로 이구아스 강은 처음에는 서쪽으로 약690km를 흘러 파라나강에 합류한다. 합류 지점의 앞 25km 지점에는 세계 3대 폭포의 하나인 이구아수 폭포가 있다. 이구아스 강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세 나라에 걸쳐서 흐르고 있다.


오늘 점식식사는 브라질 쪽 이구아수 폭포를 조망할 수 있는 뷔페식 식당에서 웅장한 폭포 소리와 함께 거칠게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면서 즐겼다.


이어서 산책로를 따라 폭포를 감상하는데 이곳의 보호종인 코아티(일종의 너구리)가 친근하게 사람들 사이를 무리 지어 다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보인다. 산책로는 1100m 정도로 가는 길마다 부서지는 물줄기와 2700m의 폭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폭포를 감상하는데 나이아가라 폭포와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고 울창하게 우거진 밀림 속에서 토해내는 물의 힘에 압도당하고 만다. 이동용 차량을 타고 잠시 정글투어와 함께 모터보트를 타고 이구아수 폭포 안으로 돌진하니 온몸이 물에 젖었다. 우비를 입었지만 소용이 없다. 세찬 폭포수가 온몸을 적시니 그동안 여행의 피로도 잊고 스트레스를 해소해서 함께한 모든 이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아르헨티나 이구아수눈 꼬마기차를 타고 15분 정도 이동하고 그곳부터 긴 산책로를 따라가면서 감상한다. 폭포 위의 지형을 따라 트래킹을 시작하여 폭포를 내려다보면서 주로 감상한다. 물론 처음부터 트래킹을 해도 좋다. 기찻길 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가는 사람도 종종 눈에 보이나 당일로 하기에 너무 힘들 것 같다. 총 4km의 폭을 가진 이곳에서 가장 많은 물줄기가 떨어지는 곳이 ‘악마의 목구멍’. 검은 황토색 물줄기에 압도되어 할 말을 잊는다. ‘악마의 목구멍’으로 가기 전 다리 아래 족히 1m는 넘어 보이는 커다란 메기 여러 마리가 무리 지어 유유히 헤엄을 치는데 검은 피부가 유난히 빛난다. 영물이다.


외국인 한 사람이 나와 눈이 마주치자 메기를 토막 내서 먹는 표정을 짓는데 한국에서 메기 매운탕을 먹어 본 듯한 몸짓을 하기에 나도 부글부글 끓여서 소주 한잔 큭! 하는 몸짓으로 응대하고 함께 웃음 지었다. 여행에서 뜻밖에 옛 술친구를 만난 듯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이곳 사람들은 메기를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때로는 사소한 것들이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한다. 이것도 이번 이구아수여행에서의 추억일 것이다. 무지개가 보이는 폭포를 보면서 행운이 나에게 오기를 바란다.


리마 공항에서 어제 실수로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이틀간의 사진도 함께 사라졌다. 털털이라고 자책하면서…….

 

윤양하 원장

 

《한맥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회원, 치문회 회원.
한국예술가곡사랑회 이사.
광진문인협회 회원.
한울치과의원장.
한양대학교의과대학 외래교수.
가곡 <그대와 함께 가자하니>, <창경궁>, <모래밭>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