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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오늘도 치대생들 환자 찾아 삼만리

부족한 실습 환자 확보 위해 각종 편의 제공하며 섭외
저출산·코로나19 영향 소아치과 환자 하늘의 별따기

 

원내생 진료의 환자 수급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심지어 치대생이 진료비를 포함해 부수적인 비용을 내주며 환자를 구하는 등 부담을 지고 있어 근본적 해결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환자 수급을 위한 치대생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가족, 친구, 지인의 도움은 너무 당연한 명제가 됐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태부족하다. 치대생 한 명당 40~60명을 진료해야만 졸업 요건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진료비를 대신 내주면서 환자를 구하는 사례도 발견된다.


치과대학 본과 4학년인 A씨는 “진료비를 대신 내준 환자가 80%나 된다. 다 합치면 250~300만 원 선이다. 게다가 교통비, 식사비를 내주는 경우도 있다”며 “지인이더라도 밥이나 커피는 살 수밖에 없어 금전적인 지출은 불가피하다. 그래도 유급되는 것보단 낫다”고 토로했다.


최근 본지가 전국 치대생 200명의 ‘마이너스 통장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도 이러한 분위기를 잘 반영한다. 원내생 진료를 본격 시작하는 본과 3~4학년생의 36%는 마이너스 통장 개설 이유로 ‘학비’를 꼽았다. 여기서 학비는 환자 유치에 지출되는 비용을 포함한 응답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환자 유치 행위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학교에서도 이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으나, 치대생들은 알면서도 졸업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환자 수급난은 극복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환자 수요가 옛날 같지 않고, 잘 갖춰진 보험 체계 덕에 각 학교의 진료비 할인 혜택도 환자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진 않다. 오히려 원내생 진료라 퀄리티가 낮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치대생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소아치과 환자 수급은 ‘하늘의 별 따기’에 비견된다. 저출산으로 소아 환자 수가 부족할뿐더러,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취약성을 고려해 소아치과 환자를 아예 받지 않는 치과대학도 있는 만큼 환자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 학교·학생 개별 대책 넘어 정책지원 필요
해결책 중 하나로는 실습 루트를 다방면으로 넓히는 방법이 제시된다. 이주형 교수(경북치대 학생임상교육)는 “마네킹이나 치아 모형을 통해 폭넓은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원내생 진료의 실질적인 퀄리티 향상을 통한 환자의 인식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된다. 가령 연세치대의 경우 2015년부터 원내생진료실에 4인의 전담 교수를 배치하는 등 진료 퀄리티 향상에 힘쓰고 있다. 또 평가 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운용하는 방법도 제시된다. 다만 병원이나 학생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닌 더 큰 정책적 지원과 해결책이 요구된다.


신유석 교수(연세대치과병원 원내생진료실장)는 “우리 학교에서는 진료 항목을 점수로 산정해 포괄 점수를 다 채우면 졸업할 수 있게끔 했다. 대신 각 과의 요건을 낮췄다. 또 진료 케이스 수에 연연하기보단 치료의 완결성과 성실성을 평가하고 있다”며 “병원 차원에서 감액으로 후원을 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책적인 기금 마련, 지역사회의 긴밀한 협조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