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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를 생각하며···

Relay Essay 제2459번째

어느새 저는 60살이 되었습니다.


29살 때, 1990년 4월 하얀 목련이 필 때, 저는 태어난 고향 인천 중구에서 이규원치과를 개원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임플란트가 아직 일반화되지 않아서, 상실된 제2대구치 보철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것이 항상 저의 숙제였습니다. 지금은 CT를 찍어서 치조골 상태와 악골조직을 확인하고 나름 실력이 있으신 대부분 치과원장님들은 손쉽게 임플란트 식립을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임플란트 치료술식을 배우지를 못해서 못하고, 대신 저의 치과에서 같이 근무하시는 치주전공하신 봉직의 선생님께서 임플란트 하시는 것을 곁눈으로 슬쩍 볼 뿐입니다.


저는 근관치료시에 핸드 파일로 ‘H’파일을 이용했는데, 대구치 3근관을 한번 발수(Pulp Extirpation)하고 나면, 손가락이 얼얼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근관 길이 측정을 위해서 치과용 표준필름을 사용하여 방사선 촬영을 하면, 평소에는 치근단 부분이 잘 찍혀 나오다가, 바쁜 날은 2~3장을 찍어도 콘 컷으로 치근단을 못 보게 되어 속으로만 화가 나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 때는 제가 30대여서 조그마한 일에도 화를 자주 냈던 것으로 기억이 나고,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런 사소한 일에 화를 냈는지 반성을 합니다. 요즘은 NiTi 파일을 사용하고 있고, 근관장 측정기까지 있으니, 이보다 더 편한 도구와 장비가 있을까 할 정도로 좋은 데, 근관치료 건강보험 진료수가가 언제쯤 현실화 될까? 제 나이 지금 60살인데, 10년 뒤 강산이 변하면 제 나이 70살에는 근관치료 건강보험 진료수가가 현실화 되겠죠...

 

요즘은 디지털 파노라마 촬영 장비를 많은 원장님들께서 구비하셔서 루틴으로 촬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의 치과도 신환과 1년이 지나신 구환 분들께 촬영을 권고하고 있고, 대부분 환자 분들이 수긍하시고, 디지털 파노라마 촬영을 합니다. 1990년대 제가 개원하여 진료를 하던 시기에는 치과용 방사선 촬영장치로 표준필름에 아날로그 방사선 촬영을 하고, 10분 걸려서 현상→수세→정착 →수세→건조 과정을 거친 필름을 봐야 했는데, 이번에도 꼭 바쁠 때는 콘 컷으로 재촬영을 하던 기억이 납니다.


디지털 파노라마 촬영을 하자마자 유니트 체어에 붙어 있는 모니터에 파노라마 영상을 보면서, 가끔은 1990년대 조그마한 그리고 미쳐 건조가 되지 않은, 아주 바쁠 때는 현상하고 정착하여 수세 과정과 건조 과정을 생략하고 집게에 물린 수돗물이 뚝뚝 떨어지던 표준필름을 유심히 보던 것이 생각납니다.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치과대학 부속치과병원에서 원내생 시절 파노라마 촬영 장비와 자동 현상기를 본 걸 기억하며, 공중보건의 생활을 마치고 개원하여 진료하던 1990년 언제 나도 파노라마 촬영장비와 자동현상기를 구입할 수 있을까? 파노라마 촬영장비가 있으면 얼마나 진료에 도움이 될까? 하고 탄식을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디지털 ‘CT’까지 있어서 근관치료시 근관 개수를 확인하고, 분지부 병소를 확인하고, 치근단 병소 크기를 확인하고, 치성 상악동염인지, 비치성 상악동염인지 상악동저를 자세히 보고 진료하는 오늘 저는 행복합니다.

 

치과 보철용 접착제 <파이날 세멘트>도 많이 기억납니다. 1990년 개원했을 때, Z.P.C.하고 폴리카복실레이트 세멘트인 ‘Poly F’ 중에서 고민 고민 하다가 ‘Poly F’를 파이날 세멘트로 결정하여 미쓰박, 미쓰리 라고 불렀던 간호사님들이 바쁘게 손놀림으로 믹싱용 유리판 위에 ‘Poly F’액체와 분말가루를 믹싱하여 썼던 것이 엊그제 같이 기억납니다. 1990년대 당시에 크라운 보철이 망가지는 주원인이 파이날 세멘트의 용해와 그로 인하여 삭제된 치아 표면의 2차 충치였습니다. 지금은 Nexus RMGI <Resin Modified Glass Ionomer Luting Cement>를 이용하고, 1990년대에는 미쓰조, 미쓰리라고 불렀던 것을 생각하며, 이제는 조간호사님, 이간호사님이라고 부르며, “Nexus RMGI 파이널 세멘트을 가져오세요!”라고 말하면, 간호사가 믹싱용 유리판에서 믹싱하지 않고 Nexus RMGI를 잡고서 누르면 팁에서 자동으로 믹싱이 되어 나오는 파이널 세멘트를 크라운 내면에 충분히 집어넣고 파이널 셋팅을 하면서 가끔 30년 전 ‘Poly F’를 썼던 시절의 젊음이 아련히 그리워지는 것은 제가 나이가 든 것이겠죠... 


2000년 1월 1일 새해를 맞기 전에 저의 치과에 집에서 찐 고구마를 가지고 오셔서 원장님 드셔보시라고 말씀하신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유언이 “원장님이 만들어 주신 틀니를 꼭 내 입에 넣고 장례를 치르거라!” 라는 유언을 어머님이 하셨다고 그 아드님께서 1999년 12월 어느 날 말씀해 주신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은 저도 늙은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