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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로잡은 ‘K-치과기공사’

이상효 치과기공사, 독일서 마이스터 자격 취득
국내와 독일 치과기공 장점 접목 새 비전 제시

 

괴테와 하이데거, 아도르노 등 세계사의 한 획을 그은 철학자들의 고향, 독일을 사로잡은 K-치과기공사가 있다. 그는 현지 치과기공사 또한 쉽사리 얻기 어렵다는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한 뒤 국내 치과기공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꿈을 안고 귀국했다. 주인공은 바로 치과기공사 이상효 씨다.


이 씨는 부산가톨릭대 치과기공과를 졸업(13학번)하고 수원 한길치과기공소에서 근무하던 중 독일 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후 뒤셀도르프 Albrecht-Durer Berufskolleg 치과기공과에서 3년 6개월을 수학해 현지 자격을 취득했다.


이 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현지에서 올라운드 치과기공사로서 2년을 근무한 데 이어, 마이스터에 도전했다. 마이스터 자격은 3번의 시험 탈락 시 평생 응시권이 박탈되는 혹독한 시험으로 명성이 높다.


하지만 이 씨는 2년의 공부 끝에 자격 취득에 성공했다. 심지어 이 씨는 그동안 독일인 배우자를 만나 가정까지 이뤘다. 일과 사랑 모두를 쟁취한 셈이다.


이 씨의 도전기는 해외 진출과 유학을 꿈꾸는 국내의 젊은 치과기공사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에 경기도치과기공사회(회장 이승종)가 선정한 ‘자랑스런 치과기공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 “해외진출 두려움 없이 도전하라”
이 씨는 국내와 독일 치과기공계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로 ‘사회적 인식’을 꼽는다. 국내에서는 아직 치과기공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보편화되지 않은 반면, 독일에서는 어엿한 장인으로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이러한 사회적 바탕이 독일 치과기공사들에게 특유의 자부심을 심어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작업 환경에서도 차이가 났다. 국내의 분업화된 치과기공 시스템과 달리, 독일은 한 명의 치과기공사가 모든 보철물 제작 과정을 전담한다는 것이다.


그 탓에 작업 시간 또한 긴 편이며, 상호간 조언이나 충고는 실례가 될 만큼 프로의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기간도 응급한 경우를 제외하면 최소 1주일. 기공료 또한 평균 200~300유로(한화 약 27~41만 원)로 국내와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독일은 세금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경제적 지위는 국내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체감했다고 말했다.


대신 이 씨는 독일 치과기공계의 장점으로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지목했다. 독일 치과기공소는 주 40시간 근무가 철저히 준수되며, 추가 근무 시 수당이나 휴가를 의무적으로 지급하도록 정부기관이 관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이 같은 국내와 독일의 차이를 접목해, 국내 치과기공사의 사회적 인식 제고 및 교육 환경 개선의 2가지 포부를 내세웠다.


이 씨는 “지금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양국의 장점을 접목해 상호 교류,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며 “해외 진출을 꿈꾼다면 두려움 없이 도전해보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