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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빛깔무지개 사람들]2:59:10 ‘꿈의 기록’ 을 품안에

2:59:10 ‘꿈의 기록’ 을 품안에

 

 마라토너 김창욱 가브리엘치과의원 원장

 

풀코스 54번 완주·3시간내 돌파도 4번
100회 완주 목표 퇴근 후 15㎞씩 달려
건강은 기본 모든 생활에 자신감 심어줘


모든 아마추어 마라톤 동호인들에게는 소망과 꿈이 있다.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완주하는 것이 소망이고 ‘sub-3 달성’ 즉 풀코스를  3시간 내에 돌파하는 것이 꿈이다. 54번의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물론 ‘sub-3’을 4번이나 이루고 마라톤 보급 전도사로 ‘활력 인생’을 달리고 있는 치과의사가 있어 화제다.


김창욱 서울지부 송파구회 가브리엘 치과의원 원장.
김 원장의 마라톤 최고기록은 2시간59분10초로 마라톤을 사랑하는 마니아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현재 국내에는 수많은 마라톤 동호인들은 있지만 ‘sub-3’를 이룬 마라토너들은 3000명 안팎이다.
“지난 92년 현재 위치에 개원한 후 스트레스와 운동부족 등으로 키가 1m70cm인 제가 체중이 95kg까지 나간 적이 있습니다. 몸이 무거우니 진료후에도 너무 힘들었어요. 힘들다 보니 활력을 잃고 정적으로 치닫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어느날 김 원장은 종합검진을 받았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지방간은 물론, 당뇨, 혈압 수치 등이 당시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 성인병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는 진단이었다. 이른바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 판정을 받은 것이다.
김 원장은 아내로 부터 심한 타박을 받았다고 한다.
“의사라는 분이 자기 몸 관리를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 면서 가족들의 원망과 우려 속에 가장으로서 가정을 구하는 결단을 내렸다.


다음날부터 병원 주변 헬스클럽은 찾은 김 원장.
약 2년간 이를 악물고 러닝머신을 뛰며 몸 추스리기에 나선 결과 97년 65㎏까지 체중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건강을 되찾은 김 원장은 헬스클럽에서 갈고 닦은 ‘달리기 주특기’를 살려 97년도 10km 단축마라톤대회에 처음 참가해 사실상 마라톤에 입문하게 된다. 이후 김 원장은 밤낮으로 뛰며 마라톤 사랑에 빠져들게 됐고 99년 충주 마라톤대회에서 4시간25분대 기록으로 처음 풀코스를 완주했다.


“풀코스 완주 후 100회 마라톤 클럽에 가입하게 됐어요. 이 클럽은 풀코스를 100회 이상 뛰자는 목표로 만들어진 전국적인 마라톤 클럽인데요, 풀코스를 완주한 사람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후 김 원장은 54번의 마라톤 풀코스 도전에 성공했다. 전문 마라토너가 아닌 일반인으로서는 ‘와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기록이라는 것이 동호인들의 평가다.
김 원장은 2004년 3월 동아마라톤대회를 잊을 수가 없다.
모든 마라토너들의 꿈인 sub-3를 달성한 것이다. 2시간59분10초로 ‘꿈의 기록’을 이뤄냈다. 100m를 평균 23~24초 속도로 3시간여를 달린 것으로 각고의 노력과 전문적인 트레이닝 없이는 불가능한 기록이다.


김 원장은 내친 김에 미국 보스톤마라톤대회에도 출전, 3시간16분대 기록으로 출전한 한국의 일반인 200명 중 2등을 기록했다.
“마라톤을 하면 무엇이 좋을까요? 일단 건강해 진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로 강한남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모든 생활에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물론이고 나이에 비해 젊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요.” 


특히 인생을 살다보면 결단을 내리고 도전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데 그때마다 “sub-3를 달성한 내가 못 할 것이 뭐냐”는 강한 오기와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김 원장의 마라톤 사랑은 가족을 넘어 동료·내원환자에 이르고 있다. 아내와 아들은 물론 처가 쪽 가족들부터 내원환자, 성당 동료신자들까지 마라톤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라면 15만원~20만원 상당의 고가 신발을 사주면서 까지 입문시킨다.
“마라톤의 좋은 점을 혼자만 즐길 수는 없잖아요. 나의 소중한 주변사람들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랄 뿐입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기도 한 김 원장은 현재 가톨릭 마라톤 동호회 훈련부장이다.
훈련 요령과 스케줄도 짜주고  마라톤대회 때에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주고 있다. 자신이 선배 마라토너들에게 받았던 것처럼 후배 마라토너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싶어서다.
김 원장은 퇴근 후  하루 15km를 달린다. 일요일은 20~30km의 장거리 도전도 계속하고 있다.
치과의사 마라토너로서의 소박한 꿈이 김 원장에게는 있다. 튼튼한 두 아들과 함께 부산태종대에서 임진각까지 550km를 함께 뛰어 보는 것이다. 힘들지만 마라톤 인생의 추억을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고 싶어서다.


“쳇바퀴 도는 듯한  치과의사 삶에 활력을 넣어주는 것이 마라톤이었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됐습니다. 마라톤 이후 병원경영도 잘되고 있고요. 저와 함께 ‘활력인생’의 오르막을 오를 선후배님들 없으신가요?”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