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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빛깔무지개 사람들] ‘색소폰 연주가’ 심언철원장

‘남성 로망’을 연주하다


‘색소폰 연주가’ 심언철원장


누구나 한 번쯤 악기를 다루고 싶어지는 이 가을. 음악의 향기에 흠뻑 취한 치과의사가 색다른 행복을 조율하고 나섰다.
요즘 색소폰을 다루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심언철 원장(천안 오앤오치과의원)은 “색소폰은 정말 한 번은 연주해 볼만한 매력적인 관악기”라며 동료 치과의사들에게도 강력 추천했다.  

 

 

심 언 철
오앤오치과의원 원장

 ‘가을 음색’ 색소폰 매력속으로…


동료의사 10인 ‘히포 앙상블’활약
12월 정기연주회 앞두고 연습 한창
매년 의료·음악봉사 ‘마음이 행복’

 

‘남성들의 로망’인 색소폰은 사실 중년층이 소화하기에 만만치 않은 악기로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심 원장과는 ‘궁합’이 잘 맞았다.
“입김이 우렁차게 나가는 것을 느끼면 환자 진료 때 쌓인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되는  기분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호흡이 달려 고생도 좀 했지만 어느 순간 소리가 나는 게 신기하더군요. 물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어요.(웃음)”


비록 경력은 아마추어지만 음악과 악기를 대하는 심 원장의 진심은 ‘프로’에 못지않다.
요즘 좋아하던 골프도 외면한 채 오로지 색소폰의 매력을 탐닉한다는 심 원장은 일주일에 최소 4번 이상 이 악기와 만난다. 매주 월요일 앙상블 정기 연습, 토요일 개인 레슨을 비롯해 주중 카페 연주, 개인 연습 등 적지 않은 가외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심 원장이 이처럼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하게 된 것은 천안 및 아산 지역 동료 의사 6명과 함께 지난 2006년 ‘히포 색소폰 앙상블’(이하 히포앙상블)을 결성하면서부터다.
현재 이 앙상블에는 심 원장을 포함해 10명의 치과, 산부인과, 소아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색소폰 연주 경력 15년의 실력파부터 60대 최고령 회원, 30대 중반 최연소 회원까지 다양한 구성원들이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중심으로 제대로 뭉친 것이다. 


최근에는 심 원장의 권유로 또 다른 치과의사인 고성규 원장(천안 엠티엠치과의원)도 합류했다. 오는 12월 정기연주회를 위해 한창 음색을 고르고 있는 곡은 아스토르 피아졸라 작곡의 ‘리베르탱고(Libertango)’지만 특정 장르에 연연하지 않고 민요, 가요, 재즈 등 상황과 장소에 따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는 게 심 원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단순히 개인적 취향만을 위해 모인 앙상블은 아니다. 지난해 천안시청 봉서홀에서 개최한 정기연주회에는 1200여명의 관객들이 가득 들어차 이 때 남긴 수익금 전액을 사회 시설에 기부했다. 매년 5월과 12월에는 정신지체우 시설 등을 찾아 의료봉사와 음악봉사를 겸한 위문 행사도 펼치고 있다.


심 원장은 “사실 처음 색소폰 연주를 권유받았을 때는 악보도 못 읽을 뿐 아니라 학부 때부터 음악에 영 재능이 없다는 생각에 거듭 사양했다”며 “하지만 노후에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혼자 무언가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음악이라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 ‘기러기 아빠’로서의 개인적 경험도 이에 전념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음악에는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마음을 정화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심 원장은 “특히 색소폰을 시작하고 나서는 항상 머리 속에 즐거운 리듬이 떠올라 콧노래를 저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환자들도 그런 원장의 모습을 좋게 봐 준다”고 말했다.


최근 심 원장은 악기 연주의 장점을 전파하는 ‘행복전도사’가 됐다. “누구나 열정만 가지면 접할 수 있는 것이 악기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주위에 권하고 있습니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마음의 수양이 된다는 점에서 제가 연주하고 있는 색소폰이 바로 행복입니다.”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기점으로 시작된 그의 음악과 열정은 무대에서도, 진료실에서도 한참 현재진행형이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