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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빛깔무지개 사람들]‘철인 3종 완주’ 황 성원장

일곱빛깔무지개 사람들

“인간한계 도전”

‘아이언맨’


‘철인 3종 완주’ 황 성원장


지난 1978년 하와이 주둔 미국 해군 J.콜린스 중령은 당시 하와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와이키키 바다수영 3.8km와 하와이 도로사이클 1백80km, 호놀룰루 국제마라톤 42.195km의 3개 대회를 한 사람이 쉬지 않고 경기하는 철인3종 경기를 창안했다. 이 스포츠는 인간의 극한 체력과 정신력의 시험대가 됐으며, 이 3종목을 17시간 내에 완주하면 철인(iron man)이란 칭호를 받는다. 황 성 속초 미 치과의원 원장. 13년 전부터 우리는 그를 철인이라 부른다.

 

 

 


  강철 체력·정신력…절제된 삶 선물


266㎞ 풀코스 10시간 53분 완주 전국 1위
훈련땐 주35시간 운동…스키·농구도 수준급
하와이 세계선수권대회 3위내 입상이 목표


황 원장의 철인 3종 경기 풀코스 최고 기록은 10시간 53분으로 아마추어로서는 국내 최정상급 수준이다.
“원래 운동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서울치대 학생 시절(1989년 졸업) 농구를 열심히 했고요, 공중보건의 시절에는 스키를 주 종목으로 해 체력을 단련했습니다.”


황 원장은 스키를 탈수 없는 봄, 여름, 가을은 자전거로 심신을 달랬다.
이 같은 스포츠 활동은 결국 아무나 엄두 낼 수 없는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는 자양분이 돼 그를 철인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철인 3종 경기 뿐만아니라 황 원장의 스키 실력 역시 수준급이다.
고등학교 스키선수들과 자웅을 겨루며 헬리 스키나 익스트림 스키가 가능한 정도이고, 농구 사랑도 유별나 속초시 농구 협회 회장을 10년간 역임하고 있다.


“현재 개원하고 있는 속초도 스키를 타러 갔다가 입지적으로 스키를 자주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여서 선택하게 됐습니다.”
황 원장은 90년도 후반 어느 날 속초에서 열린 제1회 철인 3종 경기를 지켜보다 ‘도전정신’이 발동해 대회참가를 위한 본격적인 트레이닝에 돌입한다.


4~5년 정도의 담금질 끝에 그는 2003년 한 철인 3종 경기에 출전, 10시간 53분의 대회 최고 기록을 세우면서 에이지부(35~39세) 전국 1위를 차지한다.
황 원장은 철인이 됐지만 철인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눈물겹다.
철인 3종 경기가 없는 평소에는 매일 2시간씩 운동을 하고 일요일에는 6시간정도 땀을 흘리며 기초체력을 유지한다.


그러나 경기 몇 주전 부터는 평일 4시간, 토요일 5시간, 일요일 10시간 이상의 훈련에  전념, 인간 한계에 도전하기 위한 주 35시간을 넘어서는 살인적인 운동량을 소화한다.
끊임없는 준비에도 불구 반나절 이상을 쉬지 않고 움직이는 266km 풀코스 완주 순간은 고통의 연속이다.


수영과 사이클 경기를 마치고 42Km 마라톤 종착점을 향해 뛸 때면 제 정신이 아니다.
바닥난 체력을 정신력으로 버티고 워낙 체력 소모가 심하다 보니 대회 참가 전 연습량이 조금 모자랐다면, 근육 경련이나 뜻하지 않은 신체 이상 현상이 나타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부지기수다.


키 1m80cm에 체중 75Kg으로 ‘몸짱 치과의사’인 황 원장. 꾸준히 운동을 해  더 이상  뺄 것 없어 보이는 황 원장이지만  철인 3종 경기 완주 후에는 보통 3Kg 체중이 빠지기 일쑤라는 것이다.
그 만큼 철인 3종 경기의 운동량은 살인적인 셈이다.
이 같은 격한 운동을 왜하냐고 물었다.
황 원장은 “좋아서 한다”고 했다.
철인3종 경기를 통해 얻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단련되는 만큼 삶의 어려 움 속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감과 겸손함을 얻었으며 절제하는 생활 습관을 배우게 됐다”고 했다.


황 원장은 담배와 술은 하지 않는다. 운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개원하다 보니 시간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생활습관이 몸에 배게 됐다고 했다.
모든 것이 과하면 좋지 않듯이 황 원장도 주 30시간 이상 운동으로 피로가 쌓일 수 있어  점심시간 20~30분은 꼭 토막잠을 잔다고 했다.


경기 출전이 없을 때는 월요일 하루 만큼은 운동을 접고 쉬기도 한다.
“철인 3종 경기 참가를 치과의사 동료들에게 적극 추전합니다. 우리 치과의사들의 고질 병인 척추질환, 요통 등에 매우 좋고요, 오랜 치과의사 생활로 짜증날 수 있는 삶을 평소 운동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철인으로서의 황 원장의 꿈은 생각보다 소박했다. 생활인으로서 삶의 균형이 중요한 만큼 거창한 계획이 없다고 했다.
단지 여유가 난다면 하와이 세계선수권 대회에 나가 3위 이내 입상권 기록(10시간 이내)을 세워 보는 것이라고.


“철인3종 경기 출전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전하시지요, 경기 준비과정 속에서 생각부터 생활습관까지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