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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빛깔무지개 사람들]‘건담’프라모델러 김래형원장

일곱빛깔무지개 사람들

‘건담’ 프라모델
 손 안의 ‘예술’


‘건담’프라모델러 김래형원장


“모든 예술에는 코드라는 게 있지요. 코드를 이해한 다음 그 분야에 더욱 심취하게 되면 취미 또한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프라모델 제작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라모델을 접했을 때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지만 그 분야에 대해 남 다른 열정을 갖고 제작하다 보니 미약하지만 주변에서 예술로 봐주시더라고요. 아직 보편화된 장르는 아니지만 치과의사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취미로 적극 추천합니다.”

 

 


3면

 

김래형
익산 김래형치과의원 원장


   치과에 건담 전시실…환자들 “신기해요”


국내 최대 ‘건담’ 카페 운영
프라모델은 ‘인내심의 결정체’
최고 역작 ‘ex-s’ 10년만에 완성

 

플라스틱 사출품을 조립하는 것을 일컫는 프라모델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린 치과의사가 있다. 김래형 원장(전북 익산 김래형 치과의원)이 주인공. 그의 전문 분야는 ‘건담’(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로봇)제작으로, 5만3천여 명이 회원으로 있는 국내 최대의 건담 카페 ‘건플라’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가 프라모델을 접하기 된 배경은 누구나 그렇듯 어린 시절 문방구에서 판매하고 있는 장난감을 조립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어려서부터 기계, 로봇 등 복잡한 구조물들에 대해 유독 관심을 보이던 김 원장은 “유치원 때부터 기성품 조립만 하다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치대 입학하고 부터였다”면서 “학교 근처에 있는 모형점 사장님께 프라모델 기초부터 도색하는 방법까지 많은 비법을 전수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개원하고 있는 치과의원에도 건담 전시실을 마련해 어린 환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김 원장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들 신기해한다. 특히 어린이 환자들이 깊은 관심을 나타내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특히 애정을 보이고 있는 작품은 건담 시리즈 중 ‘ex-s’라는 모델로 최고의 고수들만이 제작 할 수 있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깎아서 만든)자작 작품이다. 이 작품은 건담 프라모델계에서는 최고의 역작으로 꼽히고 있으며, 현재 그가 근무하고 있는 치과의원에 전시돼 있다. 김 원장은 “일본 프라모델 전문 잡지를 통해 그 모델을 봤고 완전히 압도돼 좀 더 큰 스케일로 자작해보자고 다짐한지 10년 만에 이루어낸 결과물”이라며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수많은 습작을 했다”고 밝혔다.


과연 프라모델 제작은 치과의사 생활에 도움이 될까? 의아해 할 수 있지만 인내심 기르는데 이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치과라는 것이 전부 손으로 하는 직업이라 손의 자유로운 동작에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기성제품을 단순 조립만 하더라도 수십 시간이 필요하고 도색까지 하면 더 큰 인내심이 필요하다”면서 “진료 상 발생할 수 있는 어려운 치료 또는 친절한 설명을 요구하는 환자와 상담할 때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세상의 수많은 즐거움을 경험했지만 몇 년에 걸쳐 자작을 통해 완성한 작품을 바라보는 그 즐거움과 비교 할 수 없기에 계속 건담 모델러를 넘어 작가로서 활동을 계속 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김용재 기자 yonggari45@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