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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같은 선율 마음까지 ‘순수’

수채화 같은 선율
마음까지 ‘순수’


밀레니엄 플루트 오케스트라 단장
류호성 웅치과의원 원장


“음악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인생을 달관할 정도로 많은 나이도 아닙니다. 다만 여과 없이 가슴에 와 닿는 플루트 선율에 반해 그 아름다운 소리를 더 많이, 더 오래도록 머릿속에 담아두고 싶은 열정 하나만으로 플루트 세계에 빠져 든 중년입니다.” My Heart♬~ Will Go on♬~ 타이타닉의 감미로운 주제곡에 사용된 아이리쉬 플루트 소리에 매료돼 신비로운 플루트 선율을 부드럽게 연주하고 싶어하는 류호성 원장(웅 치과의원).

 

고교시절 첫 인연…진료후 짬짬이 연습
경치신협앙상블 등 연주회 활동 활발
음악과 산을 벗삼아 황혼의 인생 즐겨


류 원장은 2008년 12월에 밀레니엄 플루트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단장을 맡고 있다. 또 경기치과의사신협앙상블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탈퇴했지만 2000년에 결성된 경기 플루트 오케스트라 단장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
류 원장이 플루트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때 짝이 밴드부였는데 플루트가 전공이었어요. 그 친구는 자신의 악기가 은이라며 만지지도 못하게 했지요. 정말 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은이 맞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느 날 우연히 인터넷에서 플루트를 가르치는 학원에 들어가게 돼 플루트를 배우게 됐어요.”


이렇게 시작한 류 원장에게 이제는 플루트가 영혼의 안식처라고 부를 정도로 평온을 가져다 주고 있다. 3년전부터는 백두대간 정복을 목표로 한 달에 두 번씩 산을 타고 있으며, 올해 그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산을 타면서 경험한 백두대간 이야기를 책으로 내고 싶은 소망도 갖고 있다.
류 원장을 소개할 때에는 책 이야기도 빠뜨릴 수 없다.


그동안 류 원장이 집필한 것이 ▲미인은 치과에서 만들어진다 ▲환자를 위한 치과상식 시리즈 치아교정 ▲이가 없으면 임플란트로 먹는다 ▲한 시간이면 할 수 있는 치과에서의 영어표현 등 10여권에 이른다(본지에서 영어칼럼을 집필하기도 했다). 
류 원장의 경력이나 활동을 들여다보면 참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분이라는 인상이 든다.


고려대학교를 중퇴하고 군대까지 다녀온 후 단국치대를 입학했으며, 일본에서 유학을 해 4년만에 박사학위를 얻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그 실력을 인정받아 ‘조수(우리나라로 치자면 조교수)’까지 지내기도 했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한국인에 대한 치과의사 이민 쿼터가 풀렸을 때 영주권까지 획득했다(지금은 영주권을 포기했다고 한다). 원장실에는 플루트 연주를 위한 악보와 악기, 보면대가 있고 책상에는 중국어 책도 펼쳐 있는 것이 어느덧 중국어에까지 관심이 미친 듯하다.


류 원장은 “사실 플루트를 아주 잘 연주하는 편은 아니다”라며 겸손해하면서 “2004년도에 처음으로 무대에 선 이후로 꾸준히 연주회를 하고 있다. 플루트라는 악기를 즐길 수는 있겠지만 열심히 하기엔 너무 어려운 악기일 뿐만 아니라 열심히 해도 잘 늘지 않는다. 그렇지만 연습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력이 늘어 예전에 어렵게만 느껴지던 악보를 손쉽게 연주할 수 있는 때가 오더라”고 말했다.


류 원장은 음악 예찬론자이자 산 예찬론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황혼의 인생을 음악과 산이 풍요롭게 채워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50중반에 와 있는 지금의 내 나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새롭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평일 진료 후 지금의 내 여건에 맞게 시간 나는 대로 플루트를 연습하고 일요일이면 산의 정기를 받으러 산에 다니다 보면 여태껏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으로 확신합니다.”
좀 더 감미롭고 풍요로운 인생을 원한다면, 류 원장처럼 남은 인생을 음악으로 벗을 삼고 싶다면, 산을 벗 삼아 즐기고 싶다면 밀레니엄 플루트 오케스트라에 문을 두드리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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