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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악기 ‘하모니카’ 행복의 선율 깨운다

국민 악기 ‘하모니카’
행복의 선율 깨운다
‘하모니스트’홍정표
대한하모니카협회 회장·경희치대 교수


매년 장애우와 정기연주회 보람 가득
하모니카 연주 구강치료 접목 노력도
정규 클래식 무대 동반자 목표 ‘땀방울’

  

고즈넉한 시골길에서 뒷주머니에 꽂아있는 이것을 꺼내 잔잔하게 섬집아기를 연주하면 애수가 담긴 추억으로 변하게 하는 마술을 부린다.


너무나 친숙해서 오히려 천대(?)받는 악기. 하지만 우리들 마음속에 잔잔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상징적인 악기. 바로 하모니카다. 하모니카의 대중화와 음악성을 내세우면서 대한하모니카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가 치과계에 있다. 미니 하모니카를 목에 걸고 들숨과 날숨으로 한음 한음 만들어가는 홍정표 교수(경희대 치전원 구강내과)를 만나면 영락없는 하모니스트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모니카와 인연을 맺은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였어요. 악기를 하고 싶었는데 당시에 멋있어 보이는 브라스밴드에 들어가기에는 악기가 많이 비쌌죠. 집안 형평이 어려워서 선택한 악기가 하모니카였어요.”


중학교 시절에 맺은 하모니카와의 인연은 깊고 길었다. 서울고 시절에는 하모니카 오케스트라에서 활동을 했고, 2004년부터 대한하모니카협회 회장을 맡기 시작해 현재까지 협회를 이끌고 있으니 40년이 넘는 인생을 하모니카와 함께 한 셈이다.


홍 회장은 진료하는데도 하모니카를 접목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홍 회장은 “미국에는 하모니카치료학회가 있다. 하모니카가 발음 장애, 근육 장애, 턱운동 장애, 호흡 장애, 우울증 장애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며 “하모니카를 연주하기 위해서는 입주위 근육과 혀에 정교한 움직임을 요구한다. 곡을 연주하다보면 우울증이 있는 사람도 치료효과가 있다. 구강내과 현장에서도 하모니카를 훈련시킬 계획에 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이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시도한 것이 장애우와 함께 하는 연주회였다. 2006년에 제1회 연주회를 시작해 매년 정기적으로 연주회를 열어오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장애우를 가르쳐서 무대에 세우는 것을 보고 전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냐고 오해를 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뿐만 아니라 밝아지고 자신감이 생기는 모습을 보면 생각을 바꾸게 되죠. 편집증을 가진 아이들의 경우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열심히 합니다. 장애우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제가 편히 숨쉴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감사를 느낍니다.”


홍 회장이 꼽는 하모니카의 장점은 우선 누구나 불 수 있는 국민적인 악기이고, 소리내기가 쉬워 3개월만 연습하면 간단한 곡의 연주가 가능하며, 종류나 기법이 다양해 재즈·탱고·클래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모니카 종류도 다양하다. 크로매틱, 다이아토닉, 복음, 미니 하모니카가 독주용으로 사용되고, 베이스, 호른, 첼로, 코드 하모니카는 중주·합주 하모니카로 사용된다.


국내의 하모니카 실력도 수준급이라는 것이 홍 회장의 설명이다. 다수가 세계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머줬을 뿐만 아니라 챔피언도 한국이 차지했다는 것. 음악계의 권위 있는 클래식 전문가를 초청해 하모니카 경연대회를 개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정규 클래식 오케스트라에서 하모니카가 한 파트를 맡을 수 있도록 하모니카를 발전시키는데도 노력할 계획이다.


현재 협회에서는 강사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으며, 강사회를 조직해서 하모니카 연주를 배우고 싶은 사람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키는 일도 하고 있다.


홍 회장은 “앞으로 하모니카가 범국민적으로 음악을 가깝게 할 수 있는 악기이기 때문에 하모니카에 대한 범국민적인 관심을 유발시키고, 음악적으로도 깊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수준 높게 다뤄지면 좋겠다” 말했다.


홍 회장은 또 “어떤 분들은 저에게 뭐 그렇게 잡다한 것들을 많이 하냐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결국 저의 삶의 지향점은 하나로 통하는 것 같다”며 “어떻게 하면 환자를 잘 치료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지로 귀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회장은 사진에도 조예가 깊어 현대사진가회에서 주최하는 사진 공모전에서 전국 대상을 수상한 적도 있으며, 산악회 활동을 통해 히말라야 정상을 등반한 적도 있다.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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