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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테크 종결자’

바둑 아마추어 7단
색소폰 연주봉사
친환경 농사짓기

 

‘時테크 종결자’

 

고헌주
전 강원지부 의장


‘바쁜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 갖는다’ 철칙
 취미 활동 등 현명한 시간활용 계획 중요
‘묘수보다 기본기 충실’ 바둑·진료 ‘닮은꼴’

  

“가장 바쁜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을 갖는다.”
강원도 동해시에서 28년째 개원중인 고헌주 원장(고헌주치과의원, 전 강원지부 회장, 의장)이 후배 치과의사들에게 항상 하고 싶은 말이다.


고 원장의 일상을 돌아보면 가장 많은 시간을 갖는 치과의사 중 한 명임이 틀림없다


바둑 아마 7단, 색소폰 정기연주회 참여, 더욱이 3천여평 밭을 구입해 친환경 농사 까지 짓고 있기 때문이다.


고 원장의 이력 중에는 바둑 동호인들의 선망의 대상인‘바둑 아마추어 7단’이라는 부분이 눈에 띈다.


“학창시절 흔히 말하는 동네 바둑을 두다가 몇 년 전 부터 바둑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공부해 가는 중입니다.”


고 원장은 바둑을 두면 옛 격언대로 위기오득(圍基五得)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고(得好友) ▲인심의 화합을 얻을 수 있으며(得人和) ▲인생살이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得敎訓)는 것이다.


또 ▲마음이 깊고 오묘한 경지에 들을 수 있고(得深奧) ▲천수를 누릴 수 있다得天壽)는 사실을 깊게 믿는다고 했다.


그는 바둑에서는 ‘묘수를 세 번 두면 진다’는 격언이 있다고 했다.


묘수를 연발해 승부하는 것보다 착실한 기본기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치과진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개원환경이 어렵지만 착실한 기본기에 충실한 진료를 한다면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 원장은 6년 전인 지난 95년부터 색소폰을 배웠다. 이제는 마음에 맞는 벗들과 함께 야외공연, 요양원, 병원 등을 돌며 연간 7회 순회 연주회를 갖는 등 ‘문화 봉사’에도 나서고 있다.


더욱이 10년 전에는 어릴 적 꿈인 바다가 보이는 언덕위에 집을 짓고 인근 3000평 대지에 친환경 농사도 짓고 있다.  


“답답한 진료실에 벗어나 파종하고 수확하는 일련의 과정을 체험하면서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 속에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고 원장의 50여년 인생 속에는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사건이자 교훈이 되는 일이 있다.


과거 70년대에는 대학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예비고사가 있었다.


그는 73년도에 예비고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어느 대학에도 지원할 수 없는 낮은 점수 대였다.


“화가 지망생 이었어요. 그림에 열중하다 보니 학업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는 그때 화가 지망을 포기하고, 예능계에서 자연계로 보직(?)을 전환하는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


‘절치부심’하며 하루에 4시간 자면서 학업에 매진, 조선대 치과대학에 입학해 오늘 날 치과의사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부터 무슨 일 이든 자신을 믿고 열심히 하면 된다는 믿음을 갖게 됐고, 그때의 경험이 개원 치과의사로서 인생을 살며 힘을 주는 보약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고 원장의 생각이다. 


고 원장은 색소폰, 바둑에만 심취해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엔 전체 망원경을 구입해 횡성 천문인 마을도 다녀왔고 바다낚시, 골프, 등산 등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참여하고 있다.


3000평 농사까지 직접 짓는 고 원장. 이 같은 바쁜 일상이 과연 행복한 삶일까?


이에 대해 고 원장은 “‘가장 바쁜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을 갖는다’ 라는 말이 있듯이 시간에 대한 감각을 새롭게 하고 현명하게 시간을 활용하는 계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요즘 안타까운 것은 몇 억원 씩 들여 개원하는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치과의사의 우수한 두뇌로 장사꾼화 돼가는 후배들을 볼 수 있어 안타깝습니다. 취미 활동을 하든, 봉사를 하든 간에 바쁘게 살며 동료 치과의사들과 더불어 사는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이었으면 합니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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