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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녹이는 ‘핑퐁 사랑’

스트레스 녹이는 ‘핑퐁 사랑’


탁구 마니아
이재석 서울 성북구 회장

  

라켓 잡은지 27년 탁구실력·애정 대단
아마추어 랭킹·전국대회 출전 등 승부사
대광중고 선수 매달 후원 꿈나무 육성도


“이얏! 아자~~~”


하루종일 치과진료실에서 환자와 씨름하느라 쌓였던 스트레스와 긴장감은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흰 탁구공을 상대편 코트에 강한 드라이브로 내리 꽂으면 한꺼번에 모두 날라가 버린다. 경기에 몰입할수록 얼굴에서는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운동복은 어느새 푹 젖을 정도가 돼 버린다. 


이재석 서울 성북구치과의사회 회장(이재석치과의원)은 진료를 마친 뒤 구회 및 치과계 행사 등과 같이 특별한 일이 없으면 돈암동에 있는 탁구장으로 가 2~3시간씩 탁구를 하며 땀을 흘린다. 기자가 사진촬영을 위해 대광중고 탁구장을 찾은 지난달 25일에는 황세준 서울시청 선수와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었다. 


지난해 3월부터 성북구 회장을 맡아오면서 운동을 못하는 경우가 조금 늘었지만 웬만하면 거의 매일 탁구 라켓을 잡고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수준있는 경기를 하다보니 지금도 세미프로급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 그저 재미로 즐기다가 1984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서울대 탁구부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탁구에 빠져든 지 27년이 지났다. 외모로 보면 약간은 통통해 보이지만 이 원장은 탁구라켓만 잡으면 순해 보이던 눈빛이 달라져 어느새 강한 승부사로 돌변한다.


이 원장은 지난 2006년 6월 의약인 4개 단체가 참여하는 제1회 전국의약사 탁구대회에서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할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마추어지만 평소 그와 경기를 하는 이들은 국가대표급 선수들도 여러명일정도로 경기수준이 상당히 높다. 이제는 예전만큼의 실력은 아니지만 전국 아마추어 랭킹 60~70위 안에 드는 단단한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금까지 꾸준하게 전국 대학탁구동호인대회에 OB선수로 경기에 출전해 준우승 두번에 이어 2000년에는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할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으며, 대한민국 탁구 최고수를 가름하는 탁구동호인 최강전에 단골 선수로 초대되기도 했다. 지금도 일년에 4번정도 전국대회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실력이 최절정이었을 때 이 원장은 전국 아마추어 랭킹 2위로 인정될만큼 탁구계에서는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는 날쌘돌이였다. 이제는 40대 후반 나이로 체력에서는 젊은 선수들을 당해내기가 버겁지만 기본 실력이 워낙 단단하기 때문에 중학교 2학년 남자선수, 여자고교 선수와 겨룰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원장은 수준급 아마추어동호인들로 구성된 탁신동호회 회장도 맡고 있다. 17년전 만들어진 이 동호인 모임에는 아시아 금메달리스트인 추교성 선수를 포함해 국가대표 선수출신이 5명 포진해 있을만큼 최고 실력자들의 모임으로 서울 대광중고 탁구장에서 한달에 한번씩 모여 실력을 겨루고 있다.


이철승 국가대표팀 코치를 비롯한 코칭 스탭들과 국가대표 선수들은 이 원장을 알고 잘 있다. 보통 ‘원장님보다 형이나 형님’으로 부를정도로 친근한 사이다. 그럴만한 것이 이들이 중학교 선수시절부터 이 원장을 자주 볼 기회가 그만큼 많았고 이 원장의 탁구사랑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탁구계가 다시 세계를 제패하며 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이 원장은 오래전부터 매달 대광중고 탁구부에 후원금을 전달해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하고 있는 미래 탁구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들이 지금은 한국 탁구계를 이끌어 가는 주력으로 성장해 있다.


이 원장은 “배드민턴과 축구 다음으로 탁구동호회가 활성화 돼 있다”며 “비가오나 눈이오나 맞수 1명만 있으면 땀을 주루룩 흘릴만큼 운동량이 상당히 많다”며 건강에도 최고라고 탁구예찬이 이어졌다. 병원 식구가 어느정도 되면 남는 공간에 탁구대를 설치해 점심시간이나 퇴근후에 함께 하는 것도 팀웍을 다지는데 더할나위 없다고 추천했다.


“탁구를 통해 건강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성취감 등 너무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탁구만한 운동이 없지요.”


이 원장은 골프와 수영, 헬스도 해봤지만 탁구만큼 깊이 빠져들지 못 할만큼 탁구에 흠뻑 빠져 있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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