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영혼 울리는 ‘두둑 선율’아시나요?

영혼 울리는 ‘두둑 선율’아시나요?


아르메니아 악기 ‘두둑’ 연주가
한종수 한수치과의원 원장

 

3천년 역사 세계 최고 목관악기
슬프고 애잔한 음색 심신까지 정화
악기 하나로 인생 여유 ‘두둑해져’

 


‘아르메니아의 영혼’, 그 애잔한 선율이 멀리 한국에서도 울려퍼진다. 


일반인들에게는 이름도 낯선 서북 아시아의 소국 ‘아르메니아’. 그 나라 전통악기에 심취해 있는 치과의사가 있어 화제다.


한종수 원장(부산 한수치과의원)이 이 악기를 처음 접한 것은 2년 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에서 ‘tears & fear’라는 곡을 듣고 나서다.


20여년 이상이나 각종 관악기를 다뤄온 한 원장이지만 ‘이런 소리가 다 있구나’하는 호기심에 해외 경로를 통해 결국 악기를 구입, 연주에 돌입하게 됐다. 이 악기가 바로 아르메니아의 전통목관악기인 ‘두둑(duduk)’이다.


한 원장은 두둑의 진정한 매력에 대해 “음색이 영혼을 울려준다고나 할까, 들으면 들을수록 애잔한 감정이 솟아오르고, 가끔 콧잔등이 시큰거리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왜 그럴까. 이는 아르메니아의 슬프고 비극적인 현대사와 관계가 있다. 1991년 구소련연방에서 독립한 아르메니아는 옛 오스만제국이 1894∼1896년, 1915∼1916년 등 두 차례에 걸쳐 그리스 정교를 믿는 소수 민족인 아르메니아인들을 ‘대학살(genocide)’하는 과정에서 2백만명의 자국민을 잃는 등 끊임없이 외침을 받아왔으며 현재도 주변국인 아제르바이잔과 영토분쟁에 휩싸여 있는 등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한 원장은 “음악에도 아르메니아인의 불행한 운명을 달래는 한이 서려 있으며 슬프고 애조 띤 두둑의 음색은 처연함과 절절한 한, 슬픔의 역사를 간직한 아르메니아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한 원장은 두둑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이 악기 연주의 대가인 지반 가스파리안의 곡을 들어볼 것을 권했다.


이처럼 독특한 음색에 매료된 한 원장이지만 악기를 직접 구입하는데는 사실 적지 않은 수고가 필요했다. 국내 저변이 넓지 않은 상황에서 이곳저곳을 수소문하던 그는 한 외국 쇼핑몰에서 어렵사리 구입에 성공했다.


구입 후 연주도 쉽지 않았다. 한 원장은 “사실 두둑은 연주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악기”라고 평가했다. “입술모양이 다른 관악기와 달리 뺨이 터질듯이 입안에 공기를 흠뻑 모은 다음 불다보니 상당한 양의 폐활량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만큼 힘이 든다는 말이죠. 또 음정이 상당히 불안합니다. 따라서 협연 할 때는 상당히 신경을 써서 소리를 내야 합니다. 특히 겹 reed악기이다 보니 악기보관 및 reed에도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사실 한 원장의 악기 연주 경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만약 치과의사가 아니었다면 음악 쪽으로 나갔을 것”이라고 단언할 정도로 학생시절 밴드활동(기타), 20여년의 색소폰(Alto, soprano) 경력, dos시절 cakewalk(현 sonar전신)부터 시작한 음악작업 등등.


그는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아는 인생이 여유 있는 인생이며 그중에 두둑도 포함시키고 싶다”며 “꾸준히 느긋하게 결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죽을 때까지 한다는 각오로 임하셨으면 한다”고 두둑을 비롯한 악기 연주에 관심이 많은 동료 치과의사들에게 조언했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


■ 두둑(duduk)이란

 

두둑은 약 3000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로 알려져 있다. 이 악기는 아르메니아 지방에 많이 자생하는 살구나무로 주로 만들며, 외관은 우리나라의 향피리와 매우 흡사하다. 호두나무나 뽕나무, 자두나무 같은 과실수로도 제작되지만, 살구나무로 만든 악기가 가장 좋은 소리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 50년 이상 된 나무 중간부분을 약 3년 내지 5년 정도 음지에서 충분히 건조시켜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전통적인 제작비법에 의해 장인들이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이 두둑은 오랜 세월을 거쳐 주변국가로 퍼져나가면서 터키에서는 Mey, 이란에서는 Balaban, 아제르바이잔에서는 Balamam, 조오지아에서는 Duduki 등으로 불리지만 기본구조는 거의 비슷하다.


악기구입은 amazone.com 등에서 가능하고, 어느 정도 악기에 적응되면 아르메니아 현지 장인들이 만든 수제 두둑을 http://www.ethnicinstruments.co.ukhttp://www. araratmusiconline.com 등의 사이트에서 구입이 가능하지만 고가인데다 수제라고 반드시 품질이 좋지만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관련기사 PDF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