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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진료 최종병기 ‘공부’

우직한 ‘만학도’
정태련 정태련치과의원 원장


행복한 진료 최종병기 ‘공부’

  

“배움에는 마침표가 없다” 철학
‘하루 3시간 10년 공부’생활화
 AGD 전 강의 수강 등 향학열 활활

  

쉬는 날이면 손주들 손을 잡고 놀이공원으로 나들이 가거나 여가를 즐겨야 할 지긋한 나이에 정태련 원장(정태련 치과의원)은 요즘에도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복습을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하며 보낸다.


1945년생으로 몇 년 뒤면 칠순을 바라보는 정 원장은 치과의사를 천직으로 알고 봉사하고 환자들을 돌보며 40년 가까이 어린이대공원 정문 인근에서 개원하면서 한눈 팔지 않고 외길만을 걸어온 천생 치과의사다.


지난주 토요일에도 치협회관에서 열린 치협 경영정책위원회 경영세미나에 참석해 코골이, 보톡스 등 최신 임상과 경영노하우를 배워 임상에 접목해 볼 생각에 마음이 설레인다. 치협이 주최하는 AGD 강연, 경영세미나 뿐 아니라 각종 학술집담회 등 듣고 싶은 강연이 있으면 시간을 쪼개 참석하곤 한다. 그것도 강연장 맨 앞자리에서 비디오카메라로 녹화까지 하며 강연에 열중하고 있는 백발의 만학도를 쉽게 볼 수 있다. 강연에 열중하는 진지함 뿐만 아니라 연자를 당혹하게 하는 질문까지 하는 열정은 젊은 치과의사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개원을 준비하고 있는 치과의사 딸인 정혜진 원장도 “아빠! 가급적 질문을 하지 마세요”고 압력을 가할정도지만 향학열이 넘쳐난다.


평소 소신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진즉퇴’(不進則退 : 계속 전진하지 않으면 결국 퇴보한다), ‘대기만성’(大器晩成 : 공부는 끝이 없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不亦說乎), ‘마불정제’(馬不停蹄 :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 ‘점입가경’(漸入佳境 : 점점 더 심도있게 확장하면서 전문지식을 배우고 익힌다)을 철칙으로 여기며 정 원장은 ‘하루 3시간 10년 공부 1만시간의 법칙’을 실천하고 있다.


“다른데 눈을 돌리게 되면 환자에 소홀해 질 수 밖에 없다”며 골프도 중도에 포기하게된 사연을 털어 놓은 정 원장은 “치과에서 환자를 돌보는데 올인했다. 지금도 치과에 있을 때가 가장 편안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이 치과의사는 환자를 떠날 수 없지요. 재교육의 신선함과 교육을 통한 지속적인 변화를 시도하면서 전문직업인으로서 선후배들과 오랫동안 학문적인 교감과 정신적인 유대감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젊은 교수들의 흥미진진한 열강에 영향을 받아 지난 1년동안 AGD 전 강의를 수강하고 반복해서 여러번 들었다”는 정 원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80세까지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며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치대를 졸업하고 모교병원에서 소아치과를 수련한 뒤 1973년 화양동에서 소아청소년들을 위한 진료와 일반 환자들을 돌보느라 젊은 시절에는 꼬박 밤을 세우며 환자를 돌보기도 했다는 정 원장은 지난 2000년부터 임플랜트를 공부해 시술하면서 꼼꼼한 준비와 완벽함으로 지금껏 한번의 실패도 경험하지 않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몸이 아플 땐 링거까지 맞으면 환자를 치료했고 치협과 서울지부 학술대회, 분회 모임에 한번도 빠진 적이 없는 그는 늦은 나이에도 서울치대교육연수원이 실시하는 임플랜트 연수회 과정 2기를 수료했으며, 수료한 뒤에도 실습조교, 9기에도 다시 조교를 맡아하면서 빠르게 변화고 있는 새로운 시술에 대한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오스템에서 실시하는 수요세미나에도 1년간 개근하며 4~5년을 꾸준하게 공부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서울대치과병원에 외래교수제도가 도입된 1990년부터 지금까지 22년째 외래교수로 봉직하며 이 병원에서 가장 오랫동안 외래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치과병원에 학생임상교육 외래교수가 도입된 뒤 정년퇴임 1호이기도 하다.


강릉대치과병원이 설립되기 전에 서울대치과병원에서 위탁교육을 받은 강릉치대생들의 임상실습시간에 학생들이 놀랄정도의 꼼꼼한 교육자료를 준비해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자 열정을 쏟았던 졸업생들이 먼저 인사를 해올 때면 그리 흐뭇하고 반가울 수 없다. 개원의 가운데서 ‘정태련 도서관’이라는 말이 붙을정도로 가장 많은 원서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성동구 회장과 광진구 회장을 역임한 정 원장은 요즘 개원환경으로 힘들어 하는 젊은 치과의사들에게 “경영환경이 어려워질수록 기본적인 진료수칙과 치밀한 준비로 완벽한 진료를 해야 생존할 수 있는 비결”이라며 “‘시시덕이는 재를 넘어도 새침데기는 골로 빠진다’는 속담처럼 소통을 잘 해야 어려운 상황을 만났을 때도 잘 넘기며 정확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변에서 이제는 쉬엄쉬엄 여유있게 진료하면서 여행도 하고, 취미생활도 즐기라는 조언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취미생활이나 여행도 나름대로 꾸준히 쌓아온 내공이 있어야 하는거지요. 내가 40년 이상 쌓아온 내공은 치과 안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내 치과를 찾는 환자를 돌보는 일입니다.”


앞으로의 노후계획을 묻는 질문에 역시나 우직하게 봉사하는 삶을 성실하게 살아온 ‘바른생활’ 치과의사의 모범답안이 되돌아왔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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